대한의사협회가 10일부터 시작되는 총파업 로드맵을 공개하고 동력 모으기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의과대학 교수들이 해당 사안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의대생들이 이번 총파업에 대한 인식조사를 시행하고 전공의들 역시 8일 파업 참여 여부 등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할 예정인 상황에서 전국 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들이 긴급모임을 가져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회장 정훈용.서울아산병원)는 오늘(5일) 서울 모 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의협의 총파업 및 근래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정책 등에 대한 논의를 갖는다.
기존 정기총회는 4월경 열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 임원진들이 한 달여 앞당기기로 하고 임시총회 형식을 빌어 이번 사안을 논의키로 한 것이다.
정훈용 회장은 “의협 주관 의료계 파업 등의 안건을 임시총회에서 논의할 것”이라면서 “각 의대교수협의회장들에게 참석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의과대학 교수들이 의료정책 사안과 관련해서 시의성을 갖고 대응하려는 움직임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여기에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8일 각 수련병원 대표들을 모아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대응 방향을 결정하기로 해 교수들 입장 정리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의협 찬반 투표에서 76%가 넘는 회원들이 파업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사실상 의대 교수와 전공의들의 참여 여부가 투쟁 성패를 가르는 바로미터다.
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의장은 “투표 진행 당시 참여하지도 않으면서 말로만 의료계 정책과 제도가 잘못됐다고 얘기하지 말자는 의미로 투표를 독려했다”면서 “전국의대교수협의회에서도 임시총회를 연다는 공문을 받았다. 참석해 발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총론 찬성, 각론 반대가 교수들의 일반적인 여론이 아니겠느냐”고 아쉬워하면서도 “무엇보다 이번 기회가 10여 년 간 이어져온 의료 제도를 검토해 보고, 다시 한 번 들여다 볼 수 있는 분기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교수들이 실제적인 행동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른 의과대학 교수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행동하기에 교수들 동력은 부족하다”면서 “이해관계가 다른 사안일 뿐만 아니라 공감대를 찾기 어렵다. 대학병원에서 파업이라는 수단으로는 더더욱 그러하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의견이 제각각 나뉘면서 교수들이 의료 정책 개선을 위해 중론을 모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정훈용 회장은 “사안이 긴박하기 때문에 임원회의를 통해 모임을 잡았다. 논의를 진행하기는 하겠지만 결과를 가타부타 말하기에는 예측이 어려운 사안”이라면서 “총회를 통해 전반적인 교수들 반응을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