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제 일색이던 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만성폐쇄성폐질환) 처방 패턴에 일대 혁명이 일고 있다.
COPD 환자의 염증세포를 억제시키는 흡입제들이 그 탁월한 속효성을 앞세워 COPD 처방을 주름잡고 있던 상황.
스피리바(성분명 티오트로피움), 세레타이드(성분명 크시나포산 살메테롤), 심비코트(성분명 포르모테롤) 등이 COPD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흡입제들이다.
하지만 최초 경구용 치료제 닥사스(성분명 로플루미래스트)가 등장하면서 일선 의료진의 처방 전선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세계 의학계는 이 약물을 COPD 치료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약물로 평가하는 등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참석차 방한한 세계적인 COPD 석학 캐나다 챔프만 박사
[사진] 역시 최초 경구용 COPD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챔프만 박사는 “흡입제에 국한됐던 COPD 치료에 경구용 제형이 추가됐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며 “흡입제에 거부감이 있는 환자에게 보다 넓은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의학계가 최초 경구용 COPD 치료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제형의 변화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약물은 스테로이드인 기존 흡입제들과는 달리 폐세포 내 염증을 유발하는 효소인 PDE4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COPD 염증 치료 접근방식 자체가 다르다.
챔프만 박사는 “경구용 치료제의 차별성은 제형 외에도 기존 치료제와 전혀 다른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의학계는 이 기전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약물은 COPD 환자에게 치명적인 ‘악화’를 방지할 수 있어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은 물론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챔프만 박사는 내다봤다.
실제 닥사스의 이러한 성능은 전문가들에게도 인정 받으며 올해 초 COPD 진단 및 치료, 예방에 대한 국제 전략 기구인 GOLD(Global 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는 최신 개정에 포함됐다.
새롭게 마련된 가이드라인에는 PDE4 억제제인 닥사스가 COPD 환자에 있어서 염증과 그로 인한 임상적 영향을 감소시킨다고 명시돼 있다.
뿐만 아니라 중증 이상의 환자에서 닥사스와 당질부신피질 스테로이드와 병용 투여시 COPD 악화를 감소시키며, 장시간 작용하는 기관지 확장제에 추가 투여해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게재됐다.
챔프만 박사는 “GOLD 가이드라인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전세계 COPD 전문의들의 처방 패턴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며 “의학계가 닥사스의 의미와 가능성을 인정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닥사스 단독요법 보다는 기존 치료제들과의 병용투여를 통해 치료효과를 극대화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챔프만 박사는 “닥사스 단독요법 만으로도 기존 치료제들에 비해 유의미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치료효과를 배가 시키기 위해 다른 치료제와 최상의 조합을 찾아내는게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이어 “현재 캐나다에서도 닥사스와 기존 치료제의 병용요법이 권장되고 있다”며 “한국은 아직 출시 전이기는 하나 이러한 처방 패턴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COPD계의 닥사스는 심혈관 질환계에서의 스타틴 등장과 흡사한 의미를 갖는다”며 “의료진이나 환자 모두에게 획기적인 약물”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닥사스는 최초의 경구 항염증성 COPD 치료제로, 1일 1회 복용한다. 4개의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는 닥사스가 일차 유지 요법에 추가된 경우 증상 악화를 유의하게 감소시키고 폐 기능을 개선시켰다.
유럽 연합과 캐나다에 이어 지난달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현재 독일, 덴마크, 영국에서는 시판 중이며, 2011년에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