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 이어 의사노조 등으로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간 기류가 여전히 심상치 않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최근 진행된 '전문지 기자 워크숍'에서 "의협과 병협은 대등한 관계도, 상하 관계도 아닌 성격 자체가 다르다"면서 "의사가 아닌 각 병원이 회원인 병협과 원만한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각 사안에 따라서는 입장을 달리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의협은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기 위해 기꺼이 희생을 치를 각오가 돼 있다"면서 "만약 의사로서 지켜야할 원칙과 방향에 있어 의협과 병협이 의견 차가 있다면 관계 개선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의협과 병협은 포괄수가제로 진통을 겪으면서 관계가 급속히 냉각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여기에 의협의 '의사 노조 설립' 추진 의지를 천명하면서 사실상 의료계를 대표하는 양대 단체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병협은 "피교육자인 전공의를 선동해 혼란을 야기시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러한 행보를 계속할 경우 병원계도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파업에 대한 거부감을 시사한 바 있고 더욱이 '의협 회비 일괄징수 철회'로 존립 기반이나 다름없는 돈줄을 옥죄겠다며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그 동안 납부된 의협 회비 중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한 특별분회의 비중이 적잖았던 점을 감안하면 의협 입장에서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환규 회장은 "의협 회비 납부율이 저조한 것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대학에 있는 교수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의협에 대한 신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임을 알고 있다"면서 "오히려 의협 회비가 걷히는 게 이상할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노 회장은 "앞으로 의협을 중심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의사 소통을 하므로써 회비가 잘 걷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