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위 오른 서울대병원 '의사 성과급'
노조 '법·노동권 무시 등 폐지하라-환자 건강권 저하' 촉구
2012.07.18 11:49 댓글쓰기

“서울대학교병원의 의사 성과급제로 인해 법과 노동자들의 권리가 무시되고 있으며 의료의 질도 저하돼 환자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1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 성과급제를 폐지하라"며 강하게 규탄했다.[사진]

 

노조에 따르면 최근 대형병원들의 돈벌이 의료행위가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 마저 이에 동참해 과잉 진료를 부추겨 환자들에 대한 경제적 부담, 노동자들의 대한 노동강화 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서울대병원 윤태석 분회장은 공개진료와 중앙병상 등을 토대로 서울대병원의 의사 성과급제 실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윤태석 분회장은 “지난 2006~2007년 서울대병원은 공개진료를 하지 않겠다고 노조와 합의한 바 있다”고 전제한 뒤 “법적으로 한 진료실에 한 명의 환자만 들어가야 하지만 실적 위주의 서울대병원은 3~4명이 들어가곤 했다”며 법을 무시한 처사임을 지적했다.

 

윤 분회장은 “서울대병원에는 전문진료 과목 등의 상관없이 무조건 입원시키는 병동인 ‘중앙병상’에 대해 지난 2010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하지만 지난 5월 기준 모든 서울대병원에 대해 총 53개 중앙병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태석 분회장
또한 노조는 서울대병원의 의사 성과급제로 인한 이 같은 진료·입원 행태로 법과 노동권을 무시하는 부정적인 변화들이 초래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윤 분회장은 “성과급제 도입 이후 서울대병원은 외과병상, 수술(장), 병상회전율 등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정규 시간에 감당할 수 없는 수술들을 잡아놓기 때문에 밤을 새면서 정규 수술을 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낮 근무자가 추가 근무를 하는 것은 물론 의사 성과급제로 인해 병원이 24시간 돌아가고 있다”면서 “응급실 모 교수는 자기 과에 환자가 온다면 밤낮은 물론 주말도 개의치 않고 다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과급제로 의사들이 과다 진료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한 “병원 전체적으로 시스템 자체가 빨라지면서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새벽부터 시작되기 일쑤며 인력 투입은 하지 않은 채 기존의 근무진이 모두 책임져 의료의 질마저 떨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 같은 양상은 고스란히 환자에게 의료 질 저하와 의료비 부담 등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윤태석 분회장은 “병원은 노조에 성과급제 자료를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며 “결국 현장에서는 제도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진료를 받는 환자는 이런 제도의 존재도 모른채 수술 및 입원 결정에 따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비 증가 촉진, 의료 질 저하, 의사의 전문적 자율성 침해, 병원 노동 강도 강화 등 많은 문제점의 발단인 의사 성과급제는 폐지해야 한다”며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은 향후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거나 제어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의사 성과급제 폐지를 위한 투쟁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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