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이하 NMC)이 원지동 이전에 쓰일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재정부가 있는 세종청사를 수시로 오가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작은 규모, 낙후된 시설 등을 이유로 법인화와 함께 신축·이전을 결정했지만 10년 째 삽을 뜨지 못한 현재의 상황을 타개, 부지 계약을 통해 착공이라도 하기 위해서다.
현재 NMC는 보건복지부 2014년도 세출예산에 원지동 이전 관련 예산 175억 원 편성을 신청한 상태다. 175억 원은 건물 설계비 85억 원, 부지 계약금 90억 원이다.
원지동 부지 이전을 위해서는 6000~65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당장 175억 원이 마련되면 부지를 계약해 착공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예산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NMC는 지난해에도 2013년도 세출예산에 부지 계약금 90억 원을 편성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비록 연초에는 원지동 이전 관련 결정된 사안이 없어 복지부가 편성하는 예산안에는 반영시키지 못했지만, 연말에는 공공의료 강화의 필요성과 중요성 등을 강조하며 국회에 예산을 신청했다.
당시 이 예산안은 심사 마지막 단계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에서 우선순위에 밀려 결국 2013년도 세출예산에 반영되지 못했다.
NMC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기재부나 국회는 을지로 부지와 건물의 매각이 확정된 후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9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원지동 부지를 계약해도 을지로 부지 매각 없이 중도금이나 잔금을 치룰 수 없고 궁극적으로 이전 자체가 어려워져 자칫 잘못하면 예산이 낭비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윤여규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지난 13일 진영 신임 복지부장관이 참석한 업무현황 보고 자리에서 을지로 부지 매각과 원지동 이전 사업 동시 추진을 제안했다.
윤 원장은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원지동 신축을 시작하고, 을지로 부지 매각 시 매각대금을 국민건강증진기금에 편입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병원 관계자는 “최근 진영 복지부 장관이 취임 3일째 우리 병원을 찾았다는 것은 공공의료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대감을 가지고 착공을 위한 예산 마련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