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23일 대한의사협회와 식약처 간 천연물신약 고시 무효확인 2차 공판을 앞두고 한의협의 원고 적격성이 또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가 회원들 이익 대변을 위해 소송 전면에 나섰지만 법률적으로 원고 적격성을 인정받지 못하게되면 소송 제기 자체가 불가능해져 소(訴)가 각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고 적격성이 쟁점으로 부각된 이유는 한의협이 영리 추구 법인이 아닌 바 고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나 권리침해를 받은 것이 없다는 측면에서 제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와 소송대리인은 앞서 진행된 1차 변론에서 "고시 및 사건과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한의협은 원고자리에 나설 자격이 없다"며 "한의사 개개인 마다 소송을 제기하는 것 보다 고시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추후 소송에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고시를 추상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즉, 개인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는 고시로 인한 이익침해를 주장해 원고 자격이 있지만 한의협은 그럴만한 자격이 없다는 것이며 추상적인 고시 해석으로 억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식약처 입장이다.
개인이 아닌 단체나 협회가 원고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 경 대한의사협회(현 회장 노환규)는 의사 4명과 함께 '건강보험 고시 무효확인' 소송을 위해 복지부를 상대로 원고로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행정법원 재판부는 의협의 원고 적격성을 문제삼았다. 재판부는 의협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라고 판단, 원고 부적격을 이유로 의협이 제기한 소송을 각하, 나머지 네 명의 의사만을 원고적격자로 보고 본안판결을 진행했다.
법률전문가는 현재 진행 중인 한의협과 식약처의 법정다툼도 이 같은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내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행정소송을 할 때는 원고∙피고 간 직접적인 이익∙이해관계가 존재해야 한다"며 "천연물신약 고시무효 소송의 경우 고시로 인해 피해를 본 대상은 대한한의사협회 단체가 아니라 협회원인 한의사∙한의원 개개인이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거 의협 역시 원고 적격이 문제 돼 소송 각하 전례가 있는 바, 한의협 또한 원고 자격이 없어질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의협의 변론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는 한의협 원고 적격성에 대해 자신감을 표했다.
화우 관계자는 “한의협만으로도 충분히 원고 적격성이 있지만 만에 하나의 경우를 염두해 한의사들도 원고에 포함돼 있다”며 “한의사들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문제인 만큼 승소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