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병원계는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비로 약 2조3317억원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체 비급여 수입의 37%에 달하는 규모(추정치)다. 큰 병원일수록 상급병실이 차지하는 비중과 상급병실료가 높다는 점에서 빅5 병원을 포함한 대형병원이 더 많은 수입을 올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0일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건보공단은 고려대학교 윤석준 교수팀과 공동으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입원환자 1만여 명과 1461개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윤 교수팀은 환자인식도 조사결과도 분석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상급병실료 차액 규모는 1조147억원이다. 병원급 이상 총수입의 4.2%, 비급여 총수입의 14.4%에 달했다.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이하 상급종합) 4415억원, 종합병원 3360억원, 병원 2371억원 순이었다. 큰 병원에 수입이 몰렸음을 통계로 확인한 셈이다.
상급병상은 1인실(특실 포함)과 2인실이 각각 30%와 23.4%로 전체 상급병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상급종합은 2인실 비중이 45.5%, 빅5 병원은 61.6%였다.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의 83.6%가 상급병실을 운영했다.
선택진료비 규모는 1조 3170억원으로 의료기관 수입의 6.5%, 비급여 수입의 23.3%로 추정됐다. 전체 선택진료비 중 70.5%는 상급종합에서 발생했으며, 이어 종합병원 24.7%, 병원 4.2% 순이었다.
선택진료비는 처치와 수술료가 37.2%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진료지원과목인 영상진단과 검사료, 마취항목 비중이 41.4%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대형병원일수록 상승했다.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 43.9%, 종합병원 40.4%, 병원 10.8%였다.
선택진료는 전체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의 17%에서 시행했으나, 운영 비율은 종별에 따라 차이가 컸다. 상급종합 100%, 종합병원 41.4%, 병원 12.2%로 파악됐다.
진료의사 3만4330명 중 선택진료 자격을 갖춘 의사는 1만3403명(39%)였다. 선택진료의사는 9878명으로 지정률이 평균 73.7%이다. 과별로는 이비인후과가 90%로 높았다.
대형병원 현황, 환자 요구도와 격차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로 많은 수입을 올린 대형병원 현황은 환자 요구도와 격차가 컸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큰 병원일수록 일반병상이 적고 원치 않는 선택진료를 받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의 일반병실 비중은 74.4%로 환자 요구도 82.2%에 비해 7.8% 낮았다.
종별로는 상급종합 64.9%, 종합병원 72.6%, 병원 77.8%이다. 이는 각각의 환자 요구도 84.7%, 85.8%, 76.1%와 차이를 보였다.
특히 빅5 병원은 일반병상 비율이 58.9%로 해당 기관에 입원한 환자 요구도인 85.9%에 비해 27%나 격차가 났다.
일반병상 가동률이 높은 상급종합(93%)은 해당 병실을 이용하려면 1일 평균 63명이 2.8일을 대기해야 한다.
상급병실을 이용한 환자의 59.5%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상급병실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급종합은 일반병실을 이용하려면 평균 1~3일간 상급병실에 입원했다.
선택진료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선택진료 환자 중 자발적으로 선택한 경우는 59.1%에 불과했다. 진료만족도는 선택진료 환자 64.8%, 일반진료 환자 60.7%였다.
조사대상자의 67.5%가 선택진료제도를 알았고, 인지자 중 병원 방문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경우는 36.9%였다. 8개 항목별 비용부과 방식은 34%만 인지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국민행복의료기획단에 제공해 기초 자료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