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의 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이 6년 만에 파업 초읽기에 돌입,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병원은 잘못된 의료제도로 인해 값싼 재료를 쓸 수밖에 없고 저임금 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당당히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의료계 내에서 제기됐다.
전국의사총연합은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대형병원들이 생존을 위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낮출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서울대병원 노조의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성명은 "OECD 1/3, 베트남 1/2에 불과한 수가에다가 금년 7월부터 포괄수가제가 대형병원에서도 시행되고, 고가‧최신 치료기법은 무차별 삭감되는 한국의 의료풍토 속에서 어떤 병원이 생존할 수 있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성명은 "현재와 같은 의료 환경에서 대형병원이 정부의 지원 없이 살아남는 방법은 값싼 치료재 사용, 의료 노동자 임금 인상 억제, 비보험 항목 증가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노조가 이번 총파업의 이유로 내세운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2012년 7월 전국 병의원에서 강제 포괄수가제도가 시행될 당시, 의료계는 "병의원들이 싸구려 저질 재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정부와 시민단체 측 패널들은 "싼 재료가 왜 문제가 되나. 식약처에서 허가가 난 재료들이고 실제로 지금도 의사들은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고 이에 대해 전의총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의총은 "왜 이들은 지금에 와서 대형병원에 딴 소리를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국가가 정해준 의료비 그 이상을 1원이라도 더 받을 수 없고, 환자가 더 좋은 진료를 받고 싶어도 임의비급여 라는 비현실적인 문제로 난관에 부딪히는 것이 현재 병원계의 고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전의총은 "싸구려 저질 재료를 사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환자들에게 설명하기 바란다"며 "최선의 진료를 하고 싶지만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최선의 진료를 할 수가 없다고 말해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