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선도해야 하는 서울대병원 고민
오병희 원장 어려움 토로, '내년 경영 더 악화 전망·융복합연구병원 설립 검토'
2013.11.11 20:00 댓글쓰기

“창조적인 연구를 통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임상시험을 통해 연구결과를 환자에게 접목할 수 있는 개념인 ‘융복합연구병원’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비상경영체제 등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지난달 말 2007년 이후 6년 만에 파업에 돌입, 13일만에 종료했지만 이미 이를 전후해서도 위기감이 고조됐던 것으로 보인다. 

 

오병희 원장은 파업 돌입 전 서울대병원이 발간하는 대외정책포럼 기고에서 위기감을 드러내며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고 교직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2013년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종합병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브랜드파워 13년 연속 1위라는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오병희 원장은 “대내외 보건의료정책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 국내 의료계를 선도하기 위한 서울대병원의 고민은 절실하다”고 짚었다.

 

2014년 무엇보다 의료계가 상당한 난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 공약사항인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과 이에 따른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정책 변화는 국가 재정뿐 아니라 병원 경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극적인 의료수익 창출 등 갈수록 어려워져"

 

여기에 국가중앙병원이자 정부 정책 협력병원으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적극적 인 의료수익 창출행위가 어려운 점 등 병원의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 원장은 “최근의 경영악화는 서울대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며 전체 의료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면서 “그럼에도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병원’, ‘국가정책협력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해야한다. 모든 노력을 기울이자”고 당부하고 나섰다.

 

우선, 최상의 진료를 통해 의료의 질 향상을 선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는 과잉, 과소진료가 아닌 진료의 표준과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 원장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근거중심 의학으로 진료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표개발 및 개선 과정에서 서울대병원이 정부와 협력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역량 확대 등 질적 수준 제고 더 노력 필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수준을 자랑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으로서 연구, 역량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내부적으로 국내 주요 대형병원과의 SCI 논문건수를 비교한 결과, 상대적으로 우위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양적 지표에만 집중하는 것은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오 원장의 판단이다.

 

오 원장은 “무엇보다 창조적인 연구를 통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임상시험을 통해 연구결과를 환자에게 접목할 수 있는 개념인 ‘융복합연구병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원장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서울대병원은 세계의 의료리더를 양성하는 병원으로서 국내외 의료인력 교육에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향후 지역의료시스템에도 기여하는 것 역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서울대병원의 큰 책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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