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분야에서 나타난 남녀 간 '성차'를 체계화한 책 '임상 영역에서 성차의학'이 발간됐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번 책은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를 중심으로 국내 의학자 35명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가 펴냈다.
김나영 교수는 “의학·생명과학 영역에서 성차는 일반적인 인식보다 훨씬 더 깊이 고려돼야 할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들에게 성차의학 개념과 패러다임 전환을 알리고 향후 전체적인 의학 및 과학 연구가 이를 고려해 발전할 수 있도록 책을 발간하게 됐다”고 취지를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각 질환마다 남녀는 발병 패턴, 병태생리학적 특성, 진행 양상 등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오랫동안 현대 의학에서의 연구 대부분은 이러한 성차가 발병 기전을 규명하거나 최적의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성차의학은 호르몬, 유전자 등에 의한 성(sex)과 사회문화적 성(gender)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관점에서 성별에 따른 질환 발현의 차이를 연구하는 분야다.
우리나라에서 성차의학은 김나영 교수가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의학'을 출판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받기 시작했다.
이번 '임상 영역에서의 성차의학' 은 소화기질환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내분비대사질환 ▲류마티스질환 ▲감염질환 ▲소아정형외과질환(뇌성마비) ▲외과질환 ▲정신과 및 신경과질환 ▲재활의학질환 ▲응급의학질환 ▲마취통증의학 ▲치과 질환 등 임상 분야 전반의 성차를 다룬다.
이혜숙 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 소장은 "성차의학 출판을 계기로 남녀 모두를 위한 포용적 연구가 널리 확산되고 의대 교육과정에 성차의학이 전면 도입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