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전공의법’ 시행 이래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더 단축하는 법안이 21대 국회 막바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2020년 의료계 총파업으로 공공의대 설립과 함께 무산된 ‘지역의사제’ 역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입법 첫 관문을 넘어 추이가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8일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2건,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안’을 포함한 36건의 법안을 심사했다.
이날 현행 주 80시간 및 연속 36시간, 응급 상황 시 40시간으로 제한된 전공의 수련시간을 줄이는 법안이 통과됐다. 적용 수련 과목 및 시간 제한 등 구체적 사안은 정부에 위임키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 최혜영 의원이 발의한 해당 법안들은 현행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기본 24시간으로 줄이는 게 공통 골자로, 이날 법안소위에서는 수정의결됐다.
회의 결과 수련 과목 중 ‘수련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문과목’에 우선 적용하며, 수련시간 상한 하향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위임토록 했다.
신현영 의원 개정안은 연속수련 시간을 24시간, 응급상황 시 30시간으로 제한하고 수련규칙 표준안에 중환자실 연속수련 상한을 포함하는 게 핵심이었다.
최혜영 의원 개정안은 주 68시간, 연속 24시간, 응급상황 시 36시간으로 제한코자 했다.
두 법안 모두 전공의 단체로부터는 환영을 받았지만 병원계와 정부는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전공의 권리 보호를 위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의사 확충 등 실질적 대책 없이 시행한다면 막대한 진료 차질이 예상된다”는 이유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현행 ‘연속수련 후 최소 10시간 휴식시간 규정’을 ‘연속수련 후 24시간 내 최소 10시간 휴식시간’을 주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수정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2020년 무산 ‘지역의사제’···고영인 “물 부으려면 물 그릇 준비 필수”
야당 의원들이 정부 의대 정원 확대를 ‘여론몰이’라고 비판하며 필수·지역의료 근본 해결을 위해 도입을 주장해온 지역의사제도 이날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지역의사제는 2020년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 권칠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을 통합해 마련한 것이다.
이는 지역의사 선발전형으로 선발된 의대생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10년 동안 특정 지역이나 기관에서 의무복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의료면허를 발급해주는 제도다.
의무복무를 위반하는 경우 지원된 장학금을 반환하고 의무복무 기간 중 복무하지 않은 잔여기간 동안 면허 재교부를 금지하는 강한 제재 내용이 담겨 의료계 반발이 거셌다.
이번에 의결된 법안은 지역의사 범위에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를 포함하고 선발 전형은 해당 학교 의대가 소재한 지역 고교 졸업자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을 선발하기로 했다.
또 의무복무 위반 등 장학금 반환 사유가 발생할 경우 지급된 장학금에 법정이자를 더한 금액을 반환조치토록 하는 내용도 반영했다. 총선을 앞둔 만큼 민주당은 연내 통과에 주력할 예정이다.
고영인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장(간사)은 “의대정원 규모·방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역의사제 논의를 미루는 정부와 여당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물을 부으려면 그릇 준비는 필수다. 지역의료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면 도입을 늦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CAR-T 치료제인 항암제 ‘킴리아’ 사용 의료기관의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도 통과했다. 신현영 의원과 이용우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다.
한편 해당 법안들은 오는 20일 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심사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