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합헌" vs 법원 "비의료인 눈썹 문신 무죄"
향후 논란 예상…"대법원 최종 판결은 30년전, 최근 사회적 인식 변화"
2023.12.22 14:25 댓글쓰기



비(非)의료인이 미용 목적의 눈썹 문신 시술을 해도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비의료인 문신 시술 금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과 상반된 결과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박주영 부장판사)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의료인이 아닌 A씨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지인 3명에게 눈썹에 마취 크림을 바른 뒤 인조 색소를 묻힌 시술용 바늘로 눈썹 표피에 색소를 주입하는 눈썹 문신 시술을 하고 10만원을 받아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검찰은 눈썹 문신을 의료행위로 보고 A씨를 약식기소(벌금 100만원)했으며, 이에 불복한 A씨가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의료법 상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나, 현행 법률에서 의료행위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다.


때문에 의료행위는 법원의 판례를 통해 정의되고 있다.


법원은 지난 1992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본 대법원 판결 이후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도 비의료인 문신 시술을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 근거가 되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 등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부산지법 재판부는 문신 시술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반영구 화장 시술은 비전문가가 실시할 경우 신체에 위해를 가할 위험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론이 없다”면서도 “의료기술과 염료의 질이 개선‧발전돼 당국이 적절히 지도하고 규제할 경우 비의료인의 시술도 보건위생상 위험을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봤다.


과거 판례에 대해서도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지 30년 가까이 흘렀다”라며 그동안 반영구 화장 시술을 경험한 누적 인구가 1000만명, 문신 관련 업계 종사자가 35만 명에 이를 정도로 문신 시술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사회적 인식도 변화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들이 번거로움이나 경제적 이유 등으로 문신 시술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률적으로 의사 아닌 사람이 하는 모든 문신 시술을 불법이라고 보는 것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입장”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최종적으로는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현행법 아래에서도 법 해석으로 얼마든지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 특히 반영구 화장 시술을 합법으로 볼 수 있다”면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금년 8월 청주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김성식)도 미용 목적의 반영구 화장 시술에 대해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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