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일 부산에서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서울대병원 이송을 두고 일부 의료계가 고발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시민단체가 서울대병원 집도의와 민주당을 경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이하 서민위)는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 3인을 8일(오늘) 오전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메디가 서민위로부터 입수한 고발장을 보면 고발 명분은 민승기 교수와 정청래 최고위원은 '모욕·명예훼손', 천준호 비서실장은 '직권남용·강요·업무방해' 등이 적용됐다.
앞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지혈을 위한 응급처치, 혈관 상태 파악을 위한 CT 촬영을 진행했지만 이 대표 가족과 민주당 관계자들은 서울대병원 이송을 요청했다.
논란이 가중되자 지난 4일 민승기 교수는 브리핑에서 "당시 이 대표 목 부위 내경정맥 손상이 의심되고 기도손상이나 동맥손상을 배제할 수 없어 재건술이 난도가 높아 부산대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 수술에는 '경험이 많은' 혈관외과 의사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민위는 "부산대병원에 고난도 내경정맥 손상 수술이 가능한 의료진이 없어 전원 요청을 받았다는 말이 된다"며 "민승기 교수의 경거망동한 발언과 변명은 대다수 존경받는 서울대병원 교수 격(格)을 낮춘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꼬집었다.
정청래 최고위원 역시 사건 당일 "잘 하는 병원에서 해야할 것 같다"고 이송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서민위는 "정청래 최고위원 발언은 부산대병원에 대한 모욕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부산대병원 일부 의사들은 "당장 수술이 필요하고 이송 중 위급상황이 발생할 것이 우려된다"며 이송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민위는 천준호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부산대병원 의료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병원 의료진과 통화하던 전화기를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에게 전달, 전원을 결정토록 직권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가 지정해 지난 2019년부터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국내 최고 수준임에도 부산 시민과 부산대병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는 게 서민위 시각이다.
이어 "이러한 엄중한 사태를 간과하면 사회의 상식과 원칙이 송두리째 흔들려 공정·정의보다 권력에 의한 편법이 난무한다"며 "열악한 지역의료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 뿐 아니라 지역주민에게까지 실망이 커질 것이다. 일벌백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앞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측도 "1월 8일 이재명 대표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업무를 방해했다는 명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