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공식화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정부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진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파업’이 아닌 ‘포기’로, 작금의 상황을 비관한 전공의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사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의 이형민 회장(한림대성심병원 교수)은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결정이 불러올 파장에 우려를 표했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12일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 총사퇴 및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의결했다.
다만 초미의 관심사였던 집단행동 계획은 빠져 '면허취소'까지 거론한 정부의 압박이 통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형민 회장은 “한숨을 돌렸다는 정부의 해석은 오판”이라며 “정부가 무서워해야 하는 것은 집단 파업이 아닌 의사들의 포기”라고 주장했다.
사명감으로 의료현장을 지켜온 젊은의사들 사이에 회의감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미래가 없다면 의사를 그만두겠다는 포기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의 조용한 사직이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응급의학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과에서 움직임들이 보이고 있다”며 “젊은의사들의 의업 포기야말로 정부가 두려워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젊은의사들은 미래가 없다고 느끼는 순간 포기한다”며 “거리로 나서는 파업보다 의료현장을 떠나는 포기가 더 무서운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가로 인한 필수의료 인력 낙수효과 기대에 대해서는 “어불성설이며 특수를 누리는 곳은 대치동 학원 밖에 없을 것”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