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가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으로 처음 입사하는 수련의 상당수도 임용을 포기하고 있다.
23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오는 3월부터 인턴으로 병원에 입사할 예정이었던 수련의 101명 중 86명이 전공의 사직 사태에 발맞춰 임용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대병원 신입 인턴 101명 중 95%(96명)는 광주·전남 의대 졸업자로 이날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고 졸업한 전남대 의대 졸업자 상당수도 임용포기서를 낸 이들로 추산된다.
조선대병원에서도 신입 인턴 36명 전원이 임용포기서를 제출했다. 전공의 대부분이 병원을 이탈한 상황에서 신입 인턴 수혈이 병원에 숨통을 트여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허사가 됐다.
신입 인턴의 임용포기서 제출은 전공의들의 개별적 사직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고려됐다. 다만 인턴이 임용을 포기할 경우 어렵게 입사한 병원 채용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 고민이 상당했다.
전공의 병원 사직 나흘째인 이날 전남대병원의 경우 본원과 분원 전체 319명 전공의 중 278명이 사직서를 냈다. 이중 본원 전공의 119명이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불이행확인서'가 발부됐다.
최근 전공의 5명이 순차적으로 복귀해 미복귀 전공의는 114명으로 줄었지만, 병원의 수술·진료 차질은 이어지고 있다.
조선대병원에서도 142명 전체 전공의 중 114명이 사표를 냈고, 113명이 현재까지 출근하지 않고 있다.
각 병원 응급실은 119 대응 단계부터 위중증 환자가 아니면 2차 의료기관 응급실로 이송하는 지침을 시행함에 따라 찾아오는 환자 자체가 줄어든 모습이다.
3차 병원 수술도 마취과 전공의 부재 등으로 전문의를 투입해도 한계가 있어 중증 환자 위주로 실시하는 탓에 평소 대비 40~50%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외래진료도 기존 예약자는 소화하고 있지만, 추가 예약을 받지 않아 환자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병원 측은 "전공의 사직 사태가 장기화하면 현재 비상 진료 대책으로는 병원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경증 환자를 퇴원·전원시키는 방식으로 일반 병실 가동률을 50~60%가량까지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