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정부의 의과대 정원 수요조사와 관련해 대학 본부와 의과대, 학생 간 견해차가 커지면서 원광대학교에서 의과대 교수가 보직 사임했다.
5일 원광대학교에 따르면 대학은 의대생 정원을 현재 93명에서 2배인 186명으로 늘려 달라고 교육부에 신청했다.
원광대는 지난해 11월 수요 조사 때 현재 정원 93명에서 57명 증원을 요청했으나 이번에는 이보다 많은 93명 증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이 같은 증원 신청에 반발해 원광대 A 의과대학장을 비롯한 의과대 교수 5명이 보직 사임했다.
A 학장은 사임 전 이날 오전 교수들에게 보낸 단체 메시지를 통해 "대학 본부가 소탐대실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어제 늦은 시간까지 본부 보직자들과 최종 증원 신청 숫자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며 "본부는 1차 조사 때 제출한 숫자에 추가 증원을 하기로 결정하고 학장인 제게 동의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차 증원에는 대학 측에서 교육부 조사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점, 증원 후 교육환경의 대폭적 개선과 지원을 약속한 점, 최대 150명 정도 교육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 대학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1차 증원 숫자 이상으로 신청하는 것은 절대 동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만일 이러한 의견을 무시하고 추가 증원 신청을 하면 모든 보직자가 사퇴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A 학장은 "우리 대학도 정원 142명인 전북대만큼 정원을 늘리고 전국 의과대와 어깨를 견주고 싶다"며 "하지만 어떻게 봐도 가능해 보이지 않는 교육환경과 무엇보다도 지금도 돌아오지 않고 있는 학생들과 전공의들 앞에 설 면목이 없다"고 썼다.
그는 "150명으로 증원하는 것도 모든 구성원에게 설득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본부가 증원을 대폭 늘려 소탐대실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글을 맺었다.
또 전북대학교는 의대생 정원을 기존 142명에서 98명을 더한 240명으로 늘려달라고 교육부에 요청했다.
의과대 학생들의 반발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까지 원광대 의과대 재학생 473명 중 454명, 전북대 의과대학 재학생 669명 중 646명이 학교에 휴학계를 제출했으나 철회한 이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원광대는 지난달 19일에서 이번 달 4일로 개강일을 늦췄지만,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자 오는 9일로 한 차례 더 연기했다.
전북대 역시 지난달 26일이었던 의과대 개강일을 이번 달 4일로 늦췄다. 이후 학사일정에 대해 추가로 논의하고 있다.
전북대 관계자는 "4분의 1을 초과 결석하면 유급 처리가 되기 때문에 의과대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전체 휴강을 하고 추후 수업을 보강하는 등 여러 방안을 두고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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