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투쟁이 보름을 넘기며 병원들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병원 내 의사가 줄며 상대적으로 다른 직군 근무자의 업무 부담이 적어지자 다수 병원은 의사 외 직군에 무급휴가 사용을 권장한 데 이어, 병동을 통합 또는 폐쇄하며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공백으로 수술과 입원이 급감하면서 병원 내 병상 수 축소와 병동 통폐합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암 단기병동 등 일부 병동을 축소 운영하고 있으며, 추가 적인 병동 축소를 검토 중에 있다.
부산대병원은 전공의와 전임의 부족으로 최근 병상 가동률이 50%까지 떨어지면서 일부 진료과의 병동을 통합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50개 병동 중 6개 병동이 비어있는 상태다.
제주대병원도 병상가동률이 70%대에서 30%대까지 떨어져 간호·간병 서비스 통합 병동을 2개에서 1개로 줄인 데 이어, 내과 중환자실 병상도 20개에서 12개로 축소할 예정이다. 수술실은 지난주부터 12개에서 8개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3월 근무하기로 예정됐던 전공의 151명 중 3명만 출근하면서 병동 2곳을 폐쇄했으며, 전남대병원은 비뇨기과와 성형외과 등 2개 병동, 순천향대서울병원은 정신과 폐쇄병동을 폐쇄했다.
아직 병동 통폐합을 실시하지 않은 병원들도 위태롭긴 마찬가지다.
빅5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은 수술이 절반가량 감소했으며, 응급실도 내과계 중환자실은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지난 5일에는 간호사 등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서울대병원과 경희의료원도 의사 외 직군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 해 1주일 단위의 무급휴가를 신청토록 했다.
세브란스병원도 응급실 운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심근경색, 뇌출혈 등 응급환자도 부분적으로 수용하고 있으며, 응급 투석환자도 오전 8시~오후 6시에만 받는다.
이외 지역 대형병원들도 전공의 공백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외래를 일부 축소하는 등 운영 효율화를 고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19일부터 운영한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3월 5일 오후 6시까지 수술지연 290건, 진료취소 47건, 진료거절 36건, 입원지연 15건 등 모두 388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빅5 병원 A교수는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까지 병원을 떠나며 빅5 병원뿐 아니라 상당수 대형병원들에서 대부분 수술이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