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5학년도에 한해 자율적으로 의대 모집인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로 모집인원을 줄이는 대학은 일부 국립대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교육계와 대학가에 따르면 의대 정원이 늘어난 전국 32개 대학 가운데 약 15개 대학이 2025학년도 모집인원을 결정했다.
경북·경상국립·제주대, 정부 건의 적극 동참해 50%↓
국립대 가운데는 경북대가 증원분 90명 가운데 절반인 45명, 경상국립대는 증원분 124명 가운데 절반인 62명만 늘려 각 155명과 138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제주대 역시 증원분 60명의 절반인 30명만 늘려 총 70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이들 3개 대학이 감축하는 증원분은 137명이다.
이에 비해 연세대 분교(증원 7명), 인제대(7명), 고신대(24명), 동아대(51명), 조선대(25명), 계명대(44명), 영남대(44명), 대구가톨릭대(40명) 등 사립대는 증원된 인원을 100% 모집할 계획이다.
아직 증원폭을 확정하지 못한 다른 사립대들도 대부분 최대한 정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모집인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충북대·충남대 등 일부 대학 '막판 고심'…결과 주목
아직 모집인원을 정하지 못한 다른 국립대도 있다.
앞서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 등 6개 국립대 총장은 정부 건의문을 전달하고 2025학년도에 한해 대학별로 증원분을 자율 모집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건의에 동참한 대학들 가운데 충남대·충북대·강원대 등은 이번 주 회의를 통해 모집인원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충북대(49명→200명)의 경우 29일 충북도와 대학, 민간단체, 교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회의를 연다.
충북대는 고창섭 총장이 22일 교수들을 만나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의 50%가량만 반영한 125명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영환 충북지사는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충북대와 건국대 분교 등 충북지역 의대가 배정된 정원을 100% 모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충남대 역시 25일 의대학장이 참석하는 학무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는데 이달 30일까지는 모집인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증원분 대비 모집인원을 일부 축소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기존에 배정된 정원만큼 모집하는 방안도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증원폭이 상대적으로 큰 이들 국립대 결정에 따라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전년 대비 적게는 1500명, 많게는 1700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5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인 만큼 대학들의 의대 모집인원이 확정되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를 심의·의결하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지난해 이미 발표된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이 수정되면 대학들은 다음 달 말 신입생 모집요강에 이를 반영하고 본격적인 신입생 모집에 들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