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공보의가 최대 150명 정도 감소할 전망으로 매년 공보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현역병 처우는 매년 개선되는 반면 공보의는 30년째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공중보건협의회 사상 첫 연임에 성공한 신정환 회장은 데일리메디와 인터뷰에서 공중보건의사 처우 문제를 지적하며 공보의 충원을 위한 획기적 개선 필요성을 피력했다.
신정환 회장은 지난 1월 19일 실시된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제37대 회장단 선거 결과, 91.6%로 당선돼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제37대 회장단은 약 한 달의 인수인계 및 공개 모집 등을 통한 중앙이사회 구성을 거쳐 오는 3월 1일 정식 취임한다.
신정환 회장은 “90%가 넘는 회원들 지지로 당선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현 집행부 임기를 마무리하고 있으며 향후 신임 집행부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족했던 점은 보완하고 잘했던 점은 더욱 끌어올려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2022년 보건복지부와 5차례 간담회, 주기적 소통 채널 확보”
신정환 회장은 지난 1년의 임기를 돌아보며 보건당국과 주기적 소통 채널을 확보한 점을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5차례 간담회를 가졌다”며 “주기적 소통을 통해 논의함으로써 공보의에게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건당국과 간담회에서는 지난해 초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공보의 파견 문제나 처우 문제 등을 다뤘다.
신정환 회장은 “파견된 많은 공보의가 열악한 환경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라며 “지자체 공보의 배분 문제나 민간병원 공보의 불만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또한 지난해 병원과 도서지역 근무하는 전공의 실태조사를 진행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논문을 발표했는데 올해는 이러한 근거를 기반으로 확실한 처우 개선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공보의, 신분적 제약 한계…젊은의사협의체 통해 의견 개진 방침”
지난 임기 동안 부족했던 점으로는 공보의를 위한 복지정책 개선이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는 현재 근무 중인 공보의 뿐 아니라 미래 공보의들을 위해 지침안 변경 등 여러 정책적 변화를 이끌어내 공보의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공보의는 의사이자 공무원이라는 신분적 제약이 따르는 만큼 수 많은 의료정책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한계다.
신정환 회장은 “여러 현안에 대해 시위 참여나 성명 발표 등 적극적인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올해는 젊은의사협의체 TF를 통해 공보의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젊은의사협의체 TF는 대한공보의협의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40세 미만의 젊은 의사들을 아우르는 단체로, 오는 2월 중순 발족할 예정이다.
“2023년 공보의 최대 150명 감소 예상, 처우 30년째 제자리걸음”
의대생들이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를 택하지 않고 일반 현역병 입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점 역시 위기상황이다.
신 회장은 “매년 공보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현역병 처우는 매년 개선되는 반면 공보의는 30년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역병과 공보의를 놓고 저울질했을 때 본인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선택하는 게 당연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현역병은 복무기간이 18개월까지 감소했고, 현 정부에서 월급을 200만원까지 인상한다고 발표된 바 있지만 공중보건의는 복무기간 37개월에 월급도 250만원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다.
이에 2012년 2528명에 달했던 의과 공보의는 2019년에 1971명으로 2000명대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불과 2년 만에 1900명대 선까지 무너졌다.
신 회장은 “2023년도에는 공보의가 더 줄어들 예정”이라며 “전역 예정인 공보의 대비 유입되는 공보의 수 차이가 100~15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공보의 급감, 지방은 물론 도서지역 공공의료 상황 악화”
이처럼 공보의가 줄어들면서 국내 지방 및 공공의료에 여러 공백이 빚어지고 있다.
그는 “국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기존 공보의들로 해결하려다 보니 공보의 업무부담이 늘고 점점 더 힘든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공협이 공보의 근무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부 도서지역은 24시간 7일 내내 연속근무가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신 회장은 "공중보건의사 유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근무 환경 및 처우개선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공협은 공보의 복무기간 감소를 위해 병무청 등과 작년에 논의를 진행했지만 가시적 성과는 없었다”며 “국가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대공협도 공보의들에게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