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전의비)가 5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진심으로 사태 해결을 위해 전공의 대표를 초대해서 장시간 회동을 했다면, 이제부터라도 의대정원을 포함해 정부 의료개혁안에 대해 의제 제한없이 의료계와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의비는 이날 윤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단독 회동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말했다.
전의비는 "회동 이후 대통령실에서 의대정원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 입장을 존중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진정한 대화의 장(場)으로 이어지기를 강력히 염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까지 회동 성과로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거의 없다"며 "심지어 오늘(5일) 2000명 의대 증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을 또 다시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
전의비는 "4월 2일부로 3000명의 인턴이 올해 수련을 못 받게 돼 향후 4년이상 전문의 수급이 막태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이는 의료붕괴 시발점이며 전국 전공의 90%이상 사직, 의대생들 휴학과 유급,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을 되돌리지 못한다면 미래의료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불가역적인 파국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는 필수의료를 책임지던 수련병원 교수들이 소진되고, 이로 인해 국민들의 고통이 한계를 벗어난 이 참담한 현실을 타개할 유일무이한 책임자"라며 "의료계와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로 당장 진정한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부분 의대 교수들 집단사직서 제출 완료"
"의대 교수 절반가량 주 72시간 이상 근무, 10명 중 1명은 주 100시간 넘겨"
전의비는 5일 오후 7시에 온라인으로 5차 총회를 열고 각 대학 교수들의 집단사직서 제출 경과와 근무시간 설문결과를 공유했다.
이날 회의에는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을지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20개 의대 교수 비대위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전의비는 "교수들의 집단사직서 제출은 대부분 대학에서 진행이 완료됐다"며 "계명대 비대위는 사직서를 수집해 학교 당국에 이번 주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전의비가 7개 의대 교수 1654명을 대상으로 주당 근무시간을 조사한 결과, 주당 72시간 이상 근무하는 교수 비율은 병원별로 최소 40.4%에서 최대 59%로 나타났다. 또 100시간 초과 근무자 비율이 가장 적은 병원도 6.4%, 가장 많은 병원은 1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의비는 "의대 교수 중 절반가량이 주 72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10명 중 1명꼴로 주 10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간 당직 포함 24시간 연속근무 후 주간에 휴게가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81.6~98.8%"라며 "모든 병원에서 대부분의 교수가 야간당직 후에도 익일 외래와 수술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련병원 의대 교수들의 소진을 막기 위해 24시간 연속근무 후 주간업무 오프 보장은 최소한의 조치이며 이를 위해 외래 및 수술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