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제기된 '차등수가' 존속여부 촉각
의료계도 '건보 사상 최대 흑자에 대형병원 환자 쏠림 심화' 잇단 성토
2014.10.28 11:43 댓글쓰기

이번 2014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박윤옥 의원이 지적한 '차등수가제 폐지' 주장에 의료계가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차등수가제 폐지의 당위성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에 관련 업무를 조속히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의협은 "차등수가제는 의약분업으로 인해 건강보험이 재정 파탄에 빠진 지난 2001년 한시적 법령인'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에 따라 시행됐으나 시효가 종료된 지금에도 제도가 지속돼 동네의원 운영에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그 동안 국회, 국민권익위원회, 복지부를 통해 불합리한 제도 문제점 지적 및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어떤 합리적인 설명조차 듣지 못한 채 묵살당해 왔다"고 주장했다.

 

차등수가제는 이미 도입 당시 목적인 국민건강보험재정안정화와 적정진료 유도라는 명분을 잃어버린지 이미 오래됐다는 지적이다.

 

의협은 "올 들어 건강보험재정은 사상 최대 흑자를 낸 상황이지만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은 심각하다는 것이 각종 지표를 통해 충분히 확인되고 있다"고 짚었다.

 

의협은 "이 같은 상황에서 동네의원이 위축돼 가고 있음에도 의원급 의료기관만 대상으로 합리적인 근거도 없는 1일 75명 이상의 환자를 보지 못하게 하는 불필요한 규제는 당장 철폐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협은 "환자들의 동네의원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또한 일차의료 활성화라는 대명제에 다가설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 내 차등수가제를 폐지시키라"고 거듭 요구했다.

 

특히 직접적인 피해로 그 동안 상당한 고충을 겪어왔다고 한 목소리를 높여온 이비인후과는 특히 이번 국감을 계기로 반드시 차등수가제 폐지가 현실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차등수가제로 인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들 피해액이 무려 연간 200억원에 달해 유독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호소해왔다.

 

서울 소재 이비인후과 한 개원의는 "비보험 진료가 거의 없는 대표적인 진료과목"이라며 "때문에 이비인후과 의사들에게 저수가를 극복하는 방안은 '박리다매' 외 다른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더욱이 정부는 박리다매라는 불가피한 수단마저도 차등수가제, 즉 하루 진료 75명을 넘어설 경우 환자 진료비는 절반만 지급하는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차등수가제를 적용해 환자 진료를 제한하고 있다"며 "75명을 넘어서는 환자의 진료비를 절반만 받는다고 진료 시간이나 질, 그리고 의사의 책임이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비인후과가 차등수가제로 피해를 본 금액은 2003년 198억원, 2004년 188억원, 2005년 190억원, 2008년 200억원, 2010년 212억원, 2011년 143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가 차등수가제도를 도입한 취지도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료의 질을 높이고자 도입한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였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저수가가 아닌 '정당한 진료 대가'를 지급하고, 보험자와 의사가 다 함께 동의하는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 관계자는 "단순히 하루 75명 이상 진료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불성실 진료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식을 일주일에 1개 이상 하는 것과 백내장 수술을 하루에 10개 이상 하는 것, 응급실 환자를 하루에 30명 이상 보는 것 등도 모두 불성실 치료라고 단언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매우 왜곡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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