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대한의학회 등 의학계를 대표하는 단체가 의대정원 확대 반대 행렬에 동참하며 파장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두 단체 모두 의료계를 대표하는 소위 거목(巨木) 교수들이 대거 포진한 만큼 그 파급력도 클 것으로 예측된다. 대학병원을 퇴직한 노(老) 교수부터 물론 의학계 대표자까지 증원 반대를 피력한 것이다.
양 단체는 2000명 증원에 반대 입장을 동일하게 표명했지만, 당초 의대 증원에 일부 찬성 의견을 표했던 의학한림원은 예상을 넘어선 규모에 특히 당혹스런 모습이다.
의학한림원은 “현재 입학정원 대비 165%에 달하는 대규모 증원이다. 예상 밖 대규모 증원 발표로 적정 규모의 증원이 필요함을 주장한 한림원은 대단히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당초 의학한림원은 의대정원 찬성 뜻을 표했다. 다만 제시 인원은 지금과 차이를 보였고, 별도로 조절 기전이 필요하다는 중간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한림원은 의대 입학정원은 국민보건의료와 과학기술계 인력의 효율적 배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최소 30년 이후까지 의료계와 산업계 미래를 설계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적정 의사와 의대 입학정원 규모에 관한 논의부터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미치는 영향, 의대 교육 역량과 우수 학생의 이공계 진학 기피, 사교육 과열까지 다방면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림원은 이를 근거로 첫해 350~500명 규모 증원으로 시작하고 효과를 지속 모니터링하는 기구를 두고 유연 및 합리적으로 입학정원을 조절해 부작용을 최소화하자는 제안을 다각도로 펼쳤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태도로 입학 정원의 65%를 증가하는 대규모 의대 정원 확대를 성급히 단행했다는 지적이다.
한림원은 “정부 발표를 접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과정에 편향된 자료 선택, 의학교육 현장에 대한 졸속 파악, 관련 단체와의 형식적 소통이 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힐난했다.
대한의학회 194개 단체 적극대처 예고
대한의학회는 의학한림원에 앞서 의대정원 발표 직후 의대 입학정원 대규모 증원에 관한 명백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의학회는 “물론 임상 교수도 부족한 의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부 발표대로 의대 증원이 이뤄진다면 교육 질(質) 저하는 분명하다"며 "졸업 후 수련 대책 등 증원에 따른 부작용 역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으며 이는 전공의 교육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의학회는 필수의료 붕괴와 지역의료 소멸은 우리 의료체계 전반에 누적된 문제가 터져 나온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인구 감소, 고령화, 지역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는 현실에서 의료의 많은 문제들은 정부와 의료계의 긴밀한 협의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표명했다.
의료계와의 충분한 협의가 없이 진행된 의대 증원은 그간 어렵게 구축한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파괴하고 피해는 국민이 입게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의학회는 “의대 증원 정책은 이공계 인력의 의료계 유입으로 국가 과학기술 근간을 무너지게 하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194개 회원 학회 뜻을 물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임을 밝힌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