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전공의 복귀 시한 최후통첩 기한인 오늘(29일).
정부와 의료계가 대외적으로는 '대화와 협상'을 피력하고 있지만 공회전만 거듭하며 우려를 키우는 모습이다.
전제조건으로 정부는 '전공의 복귀', 의료계는 '2000명 증원 백지화'를 고수, 좀처럼 대화 테이블에 마주앉는 상황이 연출되지 못하고 있다.
政 "응답하라 전공의" vs 醫 "입학 증원 백지화 "
정부는 연일 전공의들에게 대화를 제안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7일 "이달 29일까지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온다면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을 것"이라며 "의료개혁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전공의들과 '대화'하며 채워가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전공의들은 피땀 흘려 지키던 현장으로 돌아와 더 나은 의료환경을 위해 '대화'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백지화' 요구에 대한 정부의 회신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기존 입장을 여전히 고수 중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2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전공의들과의 대화를 위해 접촉하고는 있지만 전공의들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의과대학 교수들 "정부와 제자 중재"
이 가운데 의과대학 교수들은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의료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뿐만 아니라 의사단체 등과도 대화하며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순천향대학교 등 의과대학 교수들도 최근 잇따라 성명을 내고 정부에 대화를 촉구했다.
특히 정진행 전(前)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수 차례 정부와 대화 의사를 밝힌 끝에 지난 23일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과 독대했다.
정 전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박 차관과 회동 결과 갈등 상황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이해와 공감대를 넓혔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의협 "우리가 14만 의사 대표단체"
그러나 박민수 차관은 "의대 교수들과 대화는 가능하지만 대표성을 갖춰야 한다"며 정부와 의대 교수 양자 간 대화는 일축된 모양새다.
박 차관은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자세가 돼 있지만 대표성이 문제"라며 "의료계 전체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대표성 있는 구성원을 제안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정 전 비대위원장은 "전공의와 의대생을 지도하는 것은 의협이 아닌 교수들"이라며 반박했으나, 대표성 논란이 지속되면서 지난 26일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났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러한 의료계 대표성 논란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대한민국 모든 의사는 대한의사협회 회원"이라며 "서울의대 비대위가 무슨 자격으로 협상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박 차관의 '대표성' 발언에 대해서도 "의협 비대위가 일부 단체인 것처럼 말하며 폄하했는데 그런 식이면 정부와의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개원의, 교수, 전공의, 의대생 모두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저지에 나서고 있다"며 "전 직역이 뜻을 함께 하는 명실상부한 대표기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