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에게 복귀 명령을 내린 가운데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보훈병원 등이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호소하고 있다.
반면, 고려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교수들은 전공의들 뜻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은 29일 오후 소속 전공의들에게 '어려운 상황을 견디고 계실 동료이자, 후배, 제자인 선생님들께'라는 메시지를 발송했다.
박 병원장은 "새 싹이 움트는 시기가 찾아왔지만, 여전히 우리 모두 지난 겨울에 머물러 있다"며 "선생님들께서 보여주신 의지와 진심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뜻하는 바 역시 의료인 본연의 환자를 위한 마음임을 이해하기에, 이제는 현장으로 돌아오셔서 환자분들과 함께 하며 그 마음을 표현해 주길 간곡히 청한다"며 "의업에 나서면서 다짐했던 여러분의 진심을 이어 가실 수 있도록 병원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과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도 소속 전공의 전원에게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여러분께' 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세브란스병원장들은 "전공의 여러분, 이제 병원으로 돌아오셔야 할 때입니다. 여러분의 메시지는 국민에게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 며 "중증 응급을 포함한 많은 환자 지금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으며, 의사로서 환자 곁을 지키며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함께 노력하자" 고 말했다.
이어 "저희 병원장들은 환자와 의료진 안전을 위해 병원 시스템을 변화시킬 것이며, 전공의 여러분의 수련환경이 너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며 "선배로서 미안함을 전하며, 함께 협력해 이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가자" 고 덧붙였다.
서울대·분당서울대·서울시보라매 병원장은 지난 28일 소속 전공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제 여러분이 있어야 할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면서 "여러분의 진심은 충분히 전달됐다. 중증·응급 환자와 희소 난치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많은 환자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고대의대 교수의회‧부산의대 교수협 "정부는 전공의 겁박하지 말라"
반면 고려대 과대학 교수의회는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으로 야기된 의료계 혼란 속에서 고대의대 교수의회는 참담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내몰린 전공의가 직면한 현 상황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을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자'는 사명감으로 일해온 전공의 한 사람에게라도 실질적인 위해(危害)가 가해지는 경우 교수의회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같은 날 부산대의대 교수협의회와 부산대병원 교수회, 양산부산대병원 교수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는 전공의와 학생들에 대한 위협과 겁박을 중단하고 진심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해달라"면서 "군사정부 시절에나 생각할 수 있는 위협과 겁박은 더 큰 저항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 의료체계에서 전공의 없이 대학병원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고, 학생 없이 미래의료 주역은 양성될 수 없다"면서 "이 사태가 지속되면 내년엔 신규 의사 배출이 없게 되며, 상급종합병원과 대학병원 역량은 크게 손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