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의대 교수노조 '설립 위기 or 반전 가능'
법원 "설립 교부 위법" 판결···노재성 위원장 "주임교수 인정, 오히려 기회"
2022.11.15 20:07 댓글쓰기

전국 최초 의과대학교수 노동조합인 아주대 의대 교수노조가 법원 판결로 설립 허가 취소 상태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노재성 아주의대 교수노조 위원장(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딱히 위기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3월 출범 시기부터 오랫동안 학교법인과 다퉈온 일부 쟁점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노조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다만 노조에 불리한 판결은 이미 구상한 대책을 통해 방안을 고민하기로 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학교법인 대우학원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무효 소송에서 “아주의대 교수노조의 노조 설립 신고증 교부 처분을 취소한다”며 일부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앞서 대우학원은 아주의대 교수노조가 교원노조법상 적법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근거로 ▲주임교수를 조합원에 포함시켰다는 점 ▲학교 단위가 아닌 단과대학 단위 조직인 점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이번 무효 소송에서는 노조 설립 신고증 수리 권한이 경기지청에 없다는 게 대우학원 측 주장이었다. 법원은 “단과대학 조직이기에 설립 근거가 없다”는 주장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기각했다.   


노재성 위원장은 “이번 판결은 노조에 직접 내려진 설립 ‘무효’ 처분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자격은 유지된다”며 “항소 및 대법원 판결을 통한 법령 확정이 있을 때까지 교섭권을 가진 노조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판결에서 주임교수의 노조 조합원 가입에 대해 긍정적인 판단이 나온 것에 대해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학교 내부적으로 가장 쟁점이 됐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대우학원 측은 “주임교수는 사용자 이익을 위해 업무를 수행하는 직역이기 때문에 노조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법원은 “대우학원 주장만으로는 주임교수가 본연 업무 수행과 조합원 활동 사이에 실질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非의대 교수들과 규합 또는 상급단체 가입···헌법소원도 대안   


노 위원장은 “의과대학 구조를 들여다보면 말단 교원이 아닌 과장급 주임교수들이 조합원의 다수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며 “이들은 이미 진급이 끝났고, 학교 일을 잘 알기에 선제적으로 후배들에게 울타리를 쳐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원노조법 제4조 2항에 의거, 단과대학 단위의 노조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은 아주의대 교수노조에게 과제를 안겨줬다. 새로운 형태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 위원장은 세가지 대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우선 교원노조법상 적합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아주대 타 단과대학 교수들과 함께 학교 단위 노조를 설립하는 것이다. 


그는 “다만 의대 교수와 일반 교수는 근무 여건 및 급여 출처 등 근로 조건이 너무 다르다”며 “이에 공통 목표로 움직이고 또 교섭을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니면 전국의대교수노조 또는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전국 단위 노조에 지부로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노 위원장은 “지금껏 상급단체 가입에 대한 시각이 다소 부정적이긴 했지만 이번 법원 판단을 계기로 인식이 조금 바뀔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마지막은 교원노조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번 판결에 대한 후속 조치가 진행될 때 까지 노조는 이 같은 여러 대안을 놓고 이상적인 노조 형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아주의대 교수노조 측은 이번 판결이 인제의대 등 타 의대교수 노조 또는 노조 설립을 희망하는 의대 교수들을 주저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노재성 위원장은 “최초 의대교수 노조이다 보니 아직까지 정리가 안 된 것들이 너무 많았다”며 “이번 사안을 기회 삼아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조직을 만들어 선례가 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댓글 1
답변 글쓰기
0 / 2000
  • 병원의사노조 11.16 07:26
    아주대학교 의대 의사노조 말고 ‘아주대병원병원 의사 노조’를 해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