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중외제약-CJ '꼬인다 꼬여'
2000.01.05 12:06 댓글쓰기
요즘 중외제약과 CJ의 관계가 심상찮다.

얼마전 빈혈치료제 EPO(에리스로포이에틴)의 특허분쟁으로 시끄러웠던 양사는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쓰시협)이 제기한 PVC 수액백 유해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상호 불만과 불신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EPO 법정싸움과 관련, 중외는 지난달 28일 특허법원이 CJ의 손을 들어줬다는 보도가 나가자 '언론 플레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하지만 이번엔 수액백 논란이 불거지자 CJ가 중외를 먼저 걸고 넘어졌다.

CJ는 특허법원의 EPO 판결결과로 심기가 불편해진 중외가 이번 쓰시협의 수액백 유해성 논란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사의 불편한 관계는 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내 수액 시장의 독보적 존재였던 중외제약에 CJ가 PVC 백으로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면서 감정싸움이 야기됐다.

이후 CJ가 도입한 PVC 백이 수액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중외의 힘겨운(?) 노력이 계속됐다고 CJ측은 주장했다.

설상가상 96년에는 CJ가 자체 개발한 기술로 EPO 시장에 뛰어 들면서 GI社의 EPO를 판매하던 중외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특허권 침해를 둘러싼 중외와 CJ의 법정논란이 시작됐고 그 싸움은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중이다.

중외 입장에서는 재미를 보고 있는 독점시장에 번번히 출현하는 불청객 CJ가 얄미울 것이요, CJ는 정당한 도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지는 중외가 못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양사는 매우 중요한 사실 하나를 잊고 있다.

국내 제약산업의 대들보인 양사가 감정싸움에 몰입하는 만큼 제약업계의 발전은 더디게 진행될 것이란 점이다.

계속되는 경제불황 여파로 업계 역시 된서리를 맞고 있는 상황. 해결책 없는 감정대립으로 아까운 에너지를 허비하기보다는 상생의 길을 모색,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에 매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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