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바이로메드 ‘오너’-알리코·대웅제약 ‘전문경영인’
경영체제 손보는 국내 제약사들 증가, 향후 성과 관심
2018.09.04 06:4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최근 일부 국내 제약사들이 경영 체제를 개편해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고 있다. 성장 및 리스크 방어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분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제약, 바이로메드, 알리코제약, 대웅제약 등 제약사들이 오너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혹은 그 반대로 경영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서울제약은 최근 신임 대표이사에 황우성 씨를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김정호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기 때문이다.

오너 체제였던 서울제약은 2013년 박진규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전문경영진 체제로 전환했었다. 2015년부터 대표를 맡았던 김정호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그는 취임 후 해외 수출을 통한 이익구조 개선으로 적자에 허덕인 서울제약을 흑자 전환시켰다. 인도네시아 제약사와 90억원 규모의 발기부전약 공급계약 체결 등으로 경영 성과도 인정받았던 터라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신임 황우성 대표는 창업주 황준수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대우그룹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1995년부터 서울제약에서 근무했다. 2013년 대표이사직을 맡다가 떠난 뒤 다시 키를 잡게 됐다. 
 
바이로메드는 김용수·김선영 공동 대표체제에서 창업주인 김선영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김선영 대표는 2009~2010년에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으며, 이후 연구개발 부문을 총괄했다. 

하지만 최근 2개월간 두 대표가 공동 경영체제로 운영하면서 업무 인계·인수를 마친 뒤 김 대표 혼자서 조직을 책임진다. 

대신 9년간 회사를 맡아왔던 김용수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난다. 김 전 대표는 인티큐브 대표, 로커스 테크놀로지스 대표, 삼성 디자인 아메리카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처 2009년 바이로메드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초기 회사가 자리매김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점차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연구개발이나 생산 등에 관한 전문적이고 시기적절한 의사결정이 필요함에 따라 단일 체제로 돌아간다.

김선영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줄곧 유지해왔던 서울대 교수직도 내려놓고 경영에 매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3년간 'VM2020' 임상 3상 종료, 미국 생산시설 가동 및 시판허가 신청 및 승인, 판권 이전 등의 작업을 추진한다.

오너 체제 선호 및 강화는 제약업계에서 일반적이다.

GC녹십자의 허은철 사장은 올해 초 열린 주주총회에서 연임됐다. 허 사장은 GC녹십자의 창업주인 고(故) 허채경 회자의 손자다. 마찬가지로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아들인 임종윤 사장도 재선임됐다. 

보령제약은 창업주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의 장녀인 김은선 회장이 재선임며 오너 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반면, 오너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노선을 바꾼 제약사들도 있다. 23년만에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변화를 모색 중인 알리코제약이 그 예다. 

알리코제약은 빨간약 포비딘으로 유명한 제약사 '퍼슨'의 대표였던 최재희 씨를 영입해 외형 성장에 주력한다. 회사가 단기간 빠르게 성장하면서 오너만으로는 역부족이라 판단해 전문 경영인을 영입했다.

중앙대 약대를 졸업한 약사 출신인 최 전(前) 대표는 '제약통'으로 불린다. 1990년 유한양행에서 개발업무를 맡으며 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2004년 건일제약에 입사해 마케팅본부장과 기획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최 전 대표는 2012년 건일제약 대표이사로 승진하며, 취임 당시 750억원에 불과한 매출 규모를 8년만에 1000억원대로 성장시켰다. 이후 2017년 퍼슨 대표로 이직했다. 

9월부터 출근하고 있으며 이달 2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 절차가 완료되면 오너인 이항구 사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경영을 맡게 된다.

지주회사인 대웅과 대웅제약 역시 임직원 폭언 파문으로 윤재승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된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선택이다.

윤 전 회장은 대웅 대표이사 및 등기임원(이사), 대웅제약 등기임원(이사) 직위를 모두 사임했다. 이번 사태로 윤재승 회장과 운재춘 사장의 공동 경영체제였던 대웅은 윤재춘 대표 단독체제로 전환됐다.

카이스트를 졸업한 윤재춘 사장은 2012년 대웅 경영지원본부장 전무, 2014년 대웅제약 부사장, 2015년 3월 대웅 대표이사 부사장, 같은 해 7월 대웅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금년 3월 대웅제약 대표를 맡았다. 

대웅제약의 경우 전승호, 윤재춘 공동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된다. 이미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고 있었던 만큼 회사 경영에 별다른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 사장은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2000년 대웅제약에 입사한 후 글로벌마케팅TF 팀장, 글로벌 사업본부장직을 역임했다. 올해 3월 대웅제약 대표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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