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6개월 남은 한국인 첫 베링거 사장 '퇴사'
매출 부진·노조 갈등설 등 소문 무성, 회사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임'
2018.04.06 06:17 댓글쓰기

박기환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대표이사 퇴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3년 임기의 6개월만을 남겨둔 채 지난달(3월)을 끝으로 홀연 회사를 떠났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타 지역을 총괄하고 있는 외국인 사장이 취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직안정과 매출신장을 꾀해야 하는 신임대표의 부담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제약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9월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사장에 취임한 박기환 사장은 약 2년 6개월 만에 회사를 떠났다.


갑작스런 사퇴로 후임 사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베링거인겔하임 한국법인의 수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이 될 가능성도 크다.


박 전 사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난 상황에 대해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한 바 있다. 그는 떠나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 위해 사퇴를 결정했다”면서 이번 사퇴가 자의에 의한 결정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 내외부에선 지속돼온 매출 성장세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데 대한 책임을 지고 퇴사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본사의 ‘문책성 경질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매출액 24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663억) 대비 8%가량 감소했으며, 약 7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흑자행진도 멈춰 섰다.


이 회사는 지난 수년간 항고혈압제 트윈스타,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 트라젠타듀오 등이 매출상승을 주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작년엔 상황이 바뀌었다. 제네릭이 출시된 트윈스타가 16%, 트라젠타도 6%의 매출하락을 보였다. 게다가 기대를 모았던 항응고제 프라닥사 역시 하락세를 겪으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특히 프라닥사는 바이엘의 자렐토와 함께 한국의 NOAC(경구용 항응고제) 시대를 열었지만 엘리퀴스에 추월 당하고 뒤늦게 출시된 릭시아나에도 위협받는 수모를 겪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부터 희망퇴직(ERP)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노조와 갈등을 겪으면서 생긴 피로감이 박기환 사장 퇴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실제 순환기사업부(CV)를 포함해 모든 부서를 대상으로 희망퇴직프로그램(ERP)을 진행하면서 회사와 노조는 갈등을 빚어왔다.


사측은 경영상의 이유로 우선 순환기팀 49명 중 보직전환자 23명을 제외한 나머지 26명에 대해 ERP 절차를 밟았다.


노조는 “ERP는 최소 50일 전에 알려야 하는 원칙이 있지만 회사는 불과 수일 전에 통보했다”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법적 대응까지 고려되면서 노사간의 대립은 극에 달했다.


이에 대해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박기환 사장은 개인적 사유로 사임한 것으로 안다. 실적 등의 다른 이유는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현재 공석인 사장 자리는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새로운 분이 결정되면 공식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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