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한림·유유, '2000억 골다공증치료제' 공략
개량신약 앞세워 국내 터줏대감 다국적사 지배시장 적극 '잠식'
2018.03.26 05:40 댓글쓰기


국내 제약사들이 2000억원 규모의 골다공증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급속한 고령화로 국내 골다공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이 시장은 제약업계 차세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한림제약, 유유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이 골다공증치료제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기존 약에 새로운 제제를 더한 복합제로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골다공증은 골흡수(낡은 뼈 제거)와 골형성(새로운 뼈 생성) 사이에 균형이 깨지면서 뼈의 강도가 약해져 발생하는 질병이다. 이에 골다공증 치료제는 골흡수를 억제하거나 골형성을 촉진하는 기전을 가진다.

현재 국내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에서 90% 이상은 골흡수 억제제가 차지하고 있으며, 시장에서 처방되는 대부분의 약이 여기에 속한다.

골흡수 억제제는 다시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와 비스포스포네이트(BP) 계열로 나뉜다. 


SERM 계열 선두에는 한미약품의 '라본디'가 있다. 지난해 3월 품목허가를 받은 이 약은 출시 6개월 만에 대형병원 랜딩에 성공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라본디 처방액은 지난해 7월 1억6824만원에서 12월 3억486만원으로 6달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라본디는 라록시펜염산염(제품명 에비스타)과 비타민D 제제를 세계 최초로 결합한 복합 신약이다. 에비스타 보용자들이 뼈형성 촉진을 위해 비타민 D를 따로 복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다. 
 
한미약품의 특허 제제기술인 '폴리캡(Poly Cap)'이 적용돼 비타민D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으면서도, 알약의 크기를 줄이고 약물의 안정성 및 상호작용을 최소화했다.

기존 비타민D 제품들은 대부분 칼슘 성분과의 결합으로 알약 크기가 커 환자들의 복약순응도가 떨어지거나 복용 후 위장관계 부작용 등의 불편함이 있었다. 
 

게다가 BP 계열 약물은 장기투여 시 비전형 대퇴골 골절 등과 같은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어 일정기간 복용한 후 약물 휴지기를 가져야 하지만, 라본디는 여성의 폐경 초기부터 휴지기 없이 장기적인 복용이 가능하다.

한미약품 마케팅팀 박명희 상무이사는 "골다공증은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부터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장기복용이 불가피하다"며 "라본디는 다년 간의 대규모 스터디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한 라록시펜 성분에 비타민 D를 결합한 제품으로 유용한 치료대안"이라고 설명했다.

BP계열의 약물인 한림제약 '리세넥스플러스'와 유유제약의 '맥스마빌'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림제약의 리세넥스플러스는 세계 최초의 리세드론산나트륨과 비타민D3 복합제이다. 2010년 9월 발매된 이 약은 주 1회만 먹어도 골다공증을 치료할 수 있다.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리세넥스플러스는 지난해 원외처방 7월 5억7220만원, 8월 5억8898만원으로 증가하다가 12월에는 6억443만원까지 처방됐다.

BP 계열의 제제는 다른 골다공증치료제보다 골밀도 증가 효과가 우수하다. 하지만 복용 초기 인플루엔자 유사 증후군이라는 감기몸살과 같은 부작용, 위장 장애 등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리세넥스플러스는 빠른 약물 효과 발현과 상대적으로 짧은 약물 반감기로 인해 약물 휴지기를 고려하는 측면에서 유리하다.

비타민 D가 복합돼 낙상 예방으로 인한 골절감소의 시너지 효과와 더불어 BP 장기 투여 부작용까지 예방할 수 있다.

유유제약의 '맥스마빌'은 골밀도를 높여주는 알렌드로네이트에 뼈 형성을 돕는 활성형 비타민D(칼시트리올)를 첨가한 복합 개량신약이다.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맥스마빌은 지난해 7월 3억1709만원, 8월 3억2914만원, 9월 3억 5614만원으로 증가하다가 12월 3억1441억원으로 처방액이 소폭 감소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이 약은 출시된지 오래된 약이기에 시장 선점효과를 갖고 있다"며 "게다가 약의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하는 4상 임상결과를 확보해 의학적 근거까지 탄탄히 확보해 신뢰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맥스마빌 임상 4상 연구는 84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골절 예방에 미치는 유효성 및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전향적 다기관 개방 관찰연구로 5년간 진행됐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50세 이상 골다골증 환자들로 총 1년 동안 골다공증성 골절 발생과 골밀도 변화를 관찰했으며, 골절 과거력이 있는 고위험군의 환자군도 함께 분석됐다.

그 결과 맥스마빌은 골다공증성 골절을 예방하고, 요추골과 고관절의 미네랄 밀도를 각각 5%, 1.5% 증가시켰다.
약 투여 후 환자들이 운동능력, 자기관리, 통증 및 불편, 불안 및 우울 등이 현저히 감소해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처방 규모면에서 여전히 다국적 제약사들의 제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MSD의 BP계열 약물인 포사맥스플러스디, 다케다 '에비스타', 로슈 '본비바', 화이자 '비비안트'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제약사들이 기존 약의 편의성을 높인 복합제, 즉 개량신약을 개발하면서 시장 파이를 넓혀가고 있다"며 "새 기전이나 극적인 치료효과를 가진 제품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국내사의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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