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롯데, 신세계, 두산 등 국내 대기업들이 바이오헬스 시장 진출에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 SK에 이어 현대까지 미래 먹거리로 삼고 투자에 나서자 추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가 바이오 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바이오, 헬스케어를 신성장 동력으로 공식화했다.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바이오 및 헬스케어를 롯데지주가 직접 투자하고 육성할 계획임을 밝혔다. 당초 업계는 롯데가 기존 바이오기업을 인수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롯데의 엔지캠생명과학 인수설이 한 차례 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예상을 깨고 롯데는 자회사를 설립해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한다.
실제 롯데지주는 700억원을 투자해 법인인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질병 진단과 처방 등 건강관리 전(全) 영역에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도 바이오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계열사인 이마트는 고바이오랩에 직접 투자를 하면서 동시에 위바이옴에 별도로 투자하는 투 트랙 전략을 쓴다.
이마트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만드는 바이오벤처인 고바이오랩에 100억원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자회사에 출자한다.
보통주 54만4960주가 신주 발행되며, 신주 발행가액은 1만8350원이다. 신주상장 예정일은 다음 달 20일이다. 두 회사는 이달 건강기능식품 합작법인 ‘위바이옴’(weBiom)도 설립했다.
위바이옴은 고바이오랩과 이마트의 특장점을 하나로 융합한 회사로, 향후 건강기능식품 사업 추진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바이오랩은 브랜드 육성, 생산 기반 구축 등의 목적으로 합작법인에 대한 증자가 필요해,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두 회사는 향후 연구 협의체를 구성, 신규 균주 발굴 및 차별화된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두산의 경우 의료기기 산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올해 열린 정기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변경해 의료기기와 로봇 사업을 추가했다.
최근 반도체 기업 테스나를 인수하는 데 이어 의료기기와 로봇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두산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의약품 보관용 첨단소재를 활용해 보관용기 사업을 하고 있는 SiO2에 1억 달러를 투자하며, 의약품 보관용 첨단소재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SiO2는 글로벌 제약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용 mRNA 백신에 쓰이는 보관용기를 제조·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100여개의 양산 및 임상 제품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두산은 SiO2와의 계약을 통해 해당 제품에 대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독점 사업권도 갖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바이오헬스 시장 진출은 시장 규모를 빠르게 성장시킨다는 점에서 이익이 된다"며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올해 M&A 기회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