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그룹 공동의장으로 선임되면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지난 28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계열 공동의장⸱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퇴임 이후 2년 만이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셀트리온헬스케어 공동의장으로,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의장,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의장과 함께 회사를 2년 간 이끌게 된다.
서 명예회장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이사회 공동의장으로서 돌아와서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할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총에선 서 명예회장의 복귀에 날선 반응도 일부 있었다. 셀트리온 주주들이 회사 주가하락 등 책임을 서 명예회장을 비롯 경영진이 책임져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한 것이다.
셀트리온 소액주주 일부는 '주총, 주주 요구사항 14가지'를 목록화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강령을 게재하면서 회사의 주가 회복 노력을 촉구했다.
서 명예회장은 “주가 하락에 대해 셀트리온 주주분들에게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주총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협조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서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퇴임한 이후 셀트리온 주가가 하락 국면으로 향했고, 최근 경영복귀를 알린 상황이지만 쉽사리 오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주가 상승 배경이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임상 과정과 치료제 출시 후광 효과였던 만큼 엔데믹 상황에서 성과를 보여줘야만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 셈이다.
"상속에 대한 관심보다 좋은 회사 만드는 게 유일한 관심사"
"내년 항체신약 6개·항암제 4개 임상 착수···2030년까지 6개 시판"
서 명예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것처럼 앞서 주총서 주가하락 관련 사과 입장을 전하고 주주 달래기에 나섰고 온라인 기자 간담회(29일)를 통해 각종 의혹을 직접 해명했다.
세습경영과 ESG 관련 질의도 일부 나왔다. 오너 2세 서진석 의장이 고액의 연봉·성과급을 받는 것에 대한 적절성과 추후 상속 여부, ESG 이행(지속가능경영보고서 제출) 여부 사안 등이다.
서 명예회장은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통해 “직원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주주들이 투자하고 후회하지 않는 회사를 목표로 했다”며 “상속에 대한 관심보다 좋은 회사 만드는 게 유일한 관심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사는 나의 회사가 아니고 주주들 회사다. 나도 회장이라는 직책을 위임 받은 임원이고 영광스럽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해 일부에서 제기하는 부정적 상속 경영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고자 했다.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혁신 신약 출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대규모 임상, 글로벌 유통망 구축 등 새로운 성장 발판 마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해 미국에서 전이성 직결장암 치료제 ‘베그젤마(CT-P16)’,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CT-P17)’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선보인다.
‘램시마SC’의 경우 올해 미국 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당 제품들을 미국서 빠르게 출시하고 점유율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 직판 체계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은 2024년 최다 바이오 시밀러 임상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에만 10개 신약후보 물질 임상에 들어가고 2030년까지 6개 제품을 시판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