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오르리스타트'→코로나 게임체인저 가능성
바이러스 복제 차단 세포·동물실험 성공, 국내도 종근당 오리지널 포함 제네릭 판매
2021.09.30 17:2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초로 승인한 비만치료제 오르리스타트 성분이 코로나19 치료제 유력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오르리스타트가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세포실험과 동물시험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왕룽푸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노리스 종합 암센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비만치료제 오르리스타트가 지질 합성을 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대사’(Nature Metabolism) 8월 27일자에 발표했다.
 
오르리스타트는 로슈 비만치료제 ‘제니칼’ 성분명으로, 이자에서 분비하는 지방 분해효소 라이페이즈의 작용을 억제, 장에서 지방 흡수율을 낮추고 대변을 통해 지방이 배출되도록 유도하는 약물이다.
 
오르리스타트는 1999년 비만치료제로는 처음으로 FDA 승인을 받은 뒤, 국내서도 2000년 허가를 받아 현재까지 비만치료제로 사용 중이다. 종근당이 오리지널 제제 수입을 맡고 있으며 40종에 육박하는 제네릭이 국내 판매 중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에 세포 지질 합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대사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shRNA(짧은 헤어핀 RNA) 라이브러리를 스크리닝해, 지질 합성이 관여하는 유전자군을 탐색했다.
 
그 결과, 두 가지 유전자 유력 후보인 ACACA와 FASN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두 유전자는 모두 같은 지방산 합성 경로에서 작동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에 관여한다.
 
연구팀은 이후 오르리스타트를 포함해 여러 약물 후보군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 억제 기전을 확인했고, 오르리스타트가 효과적으로 코로나19의 시험관 내 복제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최근 전 세계적인 우점종으로 자리매김한 델타변이를 포함해 코로나19 돌연변이 바이러스에서도 유효한 성능을 보였다.
 
세포 수준에서 오르리스타트 효능을 찾아낸 연구팀은 동물시험에서도 오르리스타트가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로나19 감염을 유도한 쥐를 이용해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오르리스타트 주사는 폐(肺)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준을 낮추고 폐 병리를 줄여 쥐 생존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왕룽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지방산 합성효소 억제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해서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약물 후보 자격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지질 합성 억제제가 코로나19 치료제 유력 후보가 될 것으로 본다. 오르리스타트를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용도변경을 위한 임상시험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