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이 글로벌 항암제 시장 대세인 항체-약물접합체(ADC) 경쟁에 속도를 낸다.
삼진제약은 최근 항체신약 개발 전문기업 에이피트바이오(ApitBio)와 ADC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올해 9월 물질이전계약(MTA) 연장선이다.
삼진제약이 보유한 링커-페이로드(LP) 결합체를 활용해 ADC 약물을 개발하고 에이피트바이오는 특정 난치성 고형암에서 과발현된 단백질을 표적하는 항체 개발을 담당한다.
ADC 구조는 표적과 결합하는 항체(암세포 표면 특정 항원에만 결합하는 면역 단백질)와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인 ‘페이로드’, 그리고 항체와 페이로드를 연결하는 ‘링커’로 구분할 수 있다.
링커에 따라 약물이 암세포에 도달이 어려울 수 있어 중요한 핵심 기술이다.
삼진제약과 에이피트바이오는 ADC 약물 후보물질 연구 과정에서 기존 약물 페이로드로 활용되던 데룩스테칸 등의 토포이소머라아제1(TOP1) 억제제 대비 효능의 높은 성과를 보였다.
추가 공동연구 개발 협약을 통해서 ADC 후보물질의 최적화, 확보된 ADC 약물의 추가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삼진제약은 지난해 초부터 ADC 개발을 위해 적잖은 노력을 해왔다. 삼진제약은 마곡연구센터 준공 이후 몇 년 새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월 마찬가지로 항체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공동연구 개발 협약을 체결했고, 해당 회사의 독자 링커기술을 활용해 LP 결합체를 만들었다.
이어서 같은해 8월에도 또 다른 바이오 업체 ‘에피바이오텍’과 ADC 기술개발 계약을 맺고 연구에 들어간 바 있다. 모달리티 확장을 위해 ‘표적단백질분해(TPD)’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
셀트리온, ADC 신약 첫 공개···영역 확대 적극
또 다른 경쟁사인 셀트리온은 지난달 4일부터 7일까지 열린 ‘World ADC 2024(이하 월드 ADC)’에 참가해 개발 중인 ADC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성과를 처음 공개했다.
월드 ADC는 세계 최대 규모 ADC 콘퍼런스로, 전 세계에서 1200여 명 이상 전문가와 산업계 관계자가 모여 연구 성과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셀트리온은 개발 중인 2종의 ADC 신약 파이프라인 ‘CT-P70’과 ‘CT-P71’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해 해당 행사에서 많은 참가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이번에 공개된 CT-P70은 비소세포폐암(NSCLC) 등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ADC 치료제로, 암세포에서 활성화되면 종양 성장을 유발하는 ‘cMET’ 를 표적으로 삼는다.
회사에 따르면 CT-P70은 시험관 및 생체 내 cMET 발현 폐암·위암 종양 억제 효과를 보였으며, 독성시험에서도 안전성을 확인했다. 경쟁 약물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고 평가했다.
함께 공개했던 CT-P71은 방광암을 비롯한 고형암 치료를 타깃으로 개발 중인 ADC 치료제로 종양에서 관찰되는 넥틴-4(Nectin-4)를 표적으로 한다.
셀트리온은 ADC 신규 파이프라인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한 만큼, 빠른 시일 내 임상시험에 돌입해 동일 기전 치료제 중 가장 우수한 ‘계열 내 최고’ 신약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ADC 분야에서 베스트인클래스 신약 개발을 통해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소하고 여러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내년 IND 신청” 속도전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바이오시밀러 이후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ADC 신약 파이프라인을 다수 개발 중으로 내년 일부 후보물질에 대한 IND를 신청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말 인투셀과 ADC 분야의 개발 후보물질 검증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계약에 따라 인투의 고유 링커와 약물 기술을 제공받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대 5개의 항암 타겟에 대한 ADC 물질을 제조해 특성을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모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대비해 18만L 규모 5공장을 내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데, 연내 ADC(항체-약물접합체) 전용 생산시설 건설도 진행 중에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내 ADC 생산 공장 건립 및 ADC 생산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ADC 등 차세대 의약품 시장에 적극적이다.
지난해부터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서 ADC 개발사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했다. 국내 기업엔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하는 등 ADC 시장 관심이 크다.
특히 에임드바이오는 지난 2018년에 설립된 회사로, 삼성의료원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한 독자 기술로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조호성 삼성바이오에피스 선행개발본부장 부사장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축적한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환자 미충족 수요 해결 등 여러 신사업 기회를 탐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