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약계 신년교례회가 정부, 보건의료단체 등 약업계 인사들의 참여 속에서 개최된 가운데 대부분의 제약사 오너, CEO들이 불참하면서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7일 ‘2025 신년 교례회’를 열고 정부와 국회, 보건의료단체, 제약사 등 약업계 관계자들을 한 곳에 모아 새해 인사와 더불어 상호 협력을 다지는 자리를 마련했다.
약계 신년교례회는 약업계 관계자들이 새해 덕담을 나누는 자리로 대한약사회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번갈아가며 주관,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대한약사회 주관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계엄사태 이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도 정부, 국회, 보건의료단체 등 약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여했지만 산업계에선 제약사 일부 대표이사를 제외하곤 모두 불참해 빛이 바랬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와 김영주 종근당 대표, 전재광 코오롱제약 대표 등이 현장 참석했다.
당초 교례회 참석이 예정됐던 백진기 한독 대표 등은 불참했다.
여기에 유한양행, 한미약품, GC녹십자, 대웅제약 등 상위 제약사 대표들도 현장 참석은 하지 않았다. 중소·중견제약사는 통상적으로 참여율이 상위 제약사 대비 높았지만 올해는 그 마저도 퇴색된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교례회에 참석했던 휴온스, 제일약품, 삼일제약, SK케미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을 포함해 대부분의 제약사 오너 및 대표들이 이번 신년교례회에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1월 초부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등 주요 해외 일정 등으로 참여를 못하기도 했다”며 “다만 해가 갈수록 산업계 주축인 제약사들 참여가 저조한 점은 교례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위기 기회로 만들기 위해 약업계 함께 노력"
이날 약계는 혼란한 정국, 경기침체, 글로벌 경쟁이 격화 되는 상황에서 협력을 통해 위기를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신년교례회를 주최한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을 비롯해 약계 주요 단체장, 정부기관 단체장, 국회의원들은 계엄사태, 경기침체, 고환율 등 업계에 도래한 위기 속에서도 도약을 다짐했다.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더 많은 도전과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상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함께 한다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앞에 놓여진 환경은 기회이자 위기”라면서 “의약품 수급불안정 문제는 약업계 모두의 현안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환영사에서 “지난해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수출이 늘었다”며 “올해도 투자위축, 고금리, 미중 갈등 등 대내외적 위기상황으로 상황이 어렵지만 정부, 국회, 약업계 간 협력으로 국민건강 사회 협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은 협회가 8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며 “K-멜로디 사업을 비롯 AI, 빅데이터를 활용해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정부·국회, 제도 개선 위해 도움 줄 것···올해 큰 변화"
정부에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참석해 축사를 통해 그 간의 성과와 적극적 제도 개선의 뜻을 전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설립 후 매 회의에서 현장 애로사항 극복을 위해 노력해 절반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평한다”면서 “작년 정부 R&D 예산이 20% 삭감하는 동안 복지부 R&D는 10% 이상 증액, 올해도 18%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국가 필수 의약품의 국내 생산 기반을 일정 수준 유지하기 위해 국산 원료 생산 기업을 운행할 것”이라며 “명확한 정책 방향을 가지고 약가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지난해 FDA, EMA 등 외국 규제기관과 소통과 협력에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올해는 약업계와의 소통은 물론 신약 심사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기간은 단축시키는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남인순·김윤·장종태(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미애·안상훈(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해 약업계에 새해 덕담 인사를 전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위기라는 한자는 위험한 상태지만 또 다른 기회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며 “약업계가 국민 건강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하고 있기에 입법으로 충실히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5년은 대한민국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약, 의료 정책 등이 변할 수 있는 시기고 불합리한, 낡은 제도를 획기적으로 고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