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중국에서 3번째 페스트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보건당국은 국내 발병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데다 유입되더라도 충분히 대처 가능하다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페스트 관련 미디어 행사를 열고 국외 페스트 발생현황, 위험평가 내용, 법정감염병 명칭 등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네이멍구 지역에서 국내로 오는 직항 노선이 없는데다 베이징에서 보고된 폐 페스트 발생 환자로 인한 추가 전파 사례는 없어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다고 확신했다.
해당 지역은 페스트 풍토 지역으로 매개체에 의한 추가 발생이 가능하지만 중국 보건당국이 예방통제 조치를 강화하면서 전파 위험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현재 중국 보건당국은 의료기관 응급감시, 감염원인 현장 역학조사, 접촉자 파악, 환자 거주지 주변과 이동지역 소득, 가축 전파 감시, 페스트 통제 인력 훈련 등을 실시 중이다.
앞서 베이징 병원에서 폐 흑사병 확진 판정을 두 환자의 접촉자를 모니터링한 결과 현재까지 유증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선 올해 상반기 마다가스카르를 다녀온 후 발열 등 의심 증세를 보인 환자가 있었지만 검사 결과 음성이었다. 이는 국내 보건당국이 모니터링을 시작한 후 첫 의심 사례였다.
질병관리본부는 “24시간 감시 체계를 갖춘 데다 항생제 비축분도 충분하다”면서 페스트가 국내에 유입되더라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밝혔다.
질본은 현재 상황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특히 중국질병통제센터(CDC), 세계보건기구(WHO) 등과도 지속해서 교류하고 있다.
통계를 작성한 이래 국내 흑사병 감염이 있었다는 공식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검게 변해 죽는다는 뜻으로 붙여진 ‘흑사병’이라는 이름 자체가 서양에서 유래된 만큼 조선왕조실록 등 옛 기록에서 같은 질병을 찾기도 쉽지 않다.
다만 1910년 10월에 만주 지역에서 발생한 흑사병으로 한인 다수가 피해를 본 사례는 있다. 추운 지방이라 겨울에는 실내 생활만 하는데 위생이 좋지 않은 좁은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여 지내면서 흑사병 피해도 다수 발생했다.
특히 간도 지역에는 한국인이 많이 거주해 피해가 적지 않았다.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한국인들이 흑사병 공포에 시달리기도 했다. 압록강~두만강의 경계가 잘 방어돼 이때도 흑사병은 한반도로 넘어오지 않았다.
해외에선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전 대륙에서 발생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됐으며, 마다가스카르, 콩고민주공화국, 페루 등에서 유행이 보고됐다.
흑사병 대신 페스트라는 용어가 적절하다. 페스트는 폐 페스트, 림프절 페스트, 패혈증 페스트로 나뉘는데 이 중 피부 괴사로 피부가 까맣게 변하는 증상은 패혈증 페스트에만 해당한다.
질본 관계자는 “림프절 페스트가 전체 80~90%를 차지하는데다 패혈증 페스트는 림프절 페스트와 폐 페스트에 대한 항생제 치료 등을 하지 않으면 나타난다”면서 “페스트가 흑사병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