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최고병원(World’s Best Hospitals)은 병원들의 큰 관심거리다.
일각에선 ‘줄세우기’란 비판도 있지만 외국기관 시선에서 국내 병원들의 경쟁력 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 관심이 낮지 않다. 올해 조사 결과 역시 병원계에서 많은 얘깃거리를 자아내고 있다.
뉴스위크와 글로벌 통계조사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가 실시하는 ‘세계최고병원의 평가 항목은 ▲의사‧병원관리자‧의료전문가 평가(국내 평가 50%, 해외평가 5%) ▲환자 경험(15%) ▲의료성과지표(30%) 3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의료계 평가는 27개국 8만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했으며, 환자경험과 각 의료성과지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국가공공데이터를 참고했다.
서울성모병원, 빅5 위상 회복···글로벌 150위 내 한국 8개병원 포함
조사 대상이 된 132개 의료기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곳은 서울아산병원(97.76%)이다. 가장 많은 병상수를 운영 중이기도 한 병원은 양적‧질적 측면 모두에서 가장 우수한 국내 병원으로 평가받았다.
이어 삼성서울병원(95.68%)이 뒤를 바짝 쫓았으며, 3위는 서울대병원(91.86%)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과의 점수 차이는 약 4%로 상대적으로 편차가 있었다. 1‧2위 병원 점수차는 약 2.1%였다.
이어 세브란스병원(88.85%)과 서울성모병원(84.98%)이 나란히 4, 5위를 차지하며 5개 병원 모두 ‘빅5’ 위상을 재확인했다. 특히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분당서울대에 밀려 상위 5개 기관에 들지 못했다가, 이번 조사에서 빅5 병원 자존심을 회복했다.
국내 순위를 살펴보면 최근 의료계에서 서울대병원 못지 않은 평판을 얻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84.68%)이 빅5 바로 아래 순위인 6위에 이름을 올렸다.
7위는 앞선 조사에서도 선전한 아주대병원(82.94%)이었다. 서울 유명 대학병원을 제치고 높은 순위를 보였다. 이어 고대안암병원(81.40%), 강남세브란스병원(81.35%), 중앙대병원(81.33%) 등이 근소한 차이로 각 8, 9, 10위를 차지했다.
세계 순위를 살펴보면 상위 100개 의료기관에 이름을 올린 국내 병원은 6곳 이었다. 서울아산병원이 30위로 가장 높은 순위였다. 이어 삼성서울병원(43위), 서울대병원(55위), 세브란스병원(70위), 서울성모병원(87위), 분당서울대병원(89위) 순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주대병원(121위)과 고려대안암병원(130위)도 뉴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상위 150개 의료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낸시 쿠퍼 뉴스위크 편집장은 이번 기획의 편집자주를 통해 “올해 순위는 27개국에서 2200개 이상의 병원이 참여했다. 이 중 21개 국가가 글로벌 순위 상위 150개 진입한 의료기관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순위에서 한국은 8개 의료기관이 포함됐으며,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병원은 삼성서울병원으로 73위에서 43위로 올라섰다”고 덧붙였다.
경희의료원, 9위→18위 '하락'···여의도성모병원 '선전'
이어 11~20위권에는 서울 소재 주요 사립대병원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조사와 유사한 양상이 펼쳐졌던 가운데, 병원 간 순위 변동이 조금씩 나타났다.
11위는 여의도성모병원(81.29%)이 차지했다. 지난해 13위에서 두 계단 상승해 상위 10개 의료기관을 바짝 추격했다. 계속해서 수도권 소재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강북삼성병원(81.24%), 이화의료원(80.02%), 인하대병원(80.00%)도 나름의 호성적을 거뒀다.
15위는 충남대병원(79.66%)이었다. 국립대병원 중에선 서울대병원 다름으로 순위가 높았다. 계속해서 건국대병원(79.17%), 대구가톨릭대병원(79.00%)이 16, 17위에 랭크됐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의 경우 지난해 32위에서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
이어 경희의료원이 78.96%의 점수로 18위에 올랐다. 지난해 9위에 랭크되며 ‘상위 10개 병원’에 올랐지만 올해 순위가 크게 하락하면서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전남대병원(78.75%), 영남대병원(78.75%) 지방거점의 두 대학병원이 거의 동일한 성적으로 19, 20위에 올랐다. 지방 거점 주요 대학병원들이 나란히 19, 20위에 올랐다.
2차병원 존재감, 강동경희대 ‘27위’로 종합병원 중 최고
21~30위권에는 2차병원 모습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21위는 가톨릭의료원 산하 인천성모병원(78.61%)이었다. 이어 주요 국립대병원인 부산대병원(78.49%)이 22위로 조사됐다. 계속해서 한림대성심병원(78.45%), 고려대안산병원(78.21%) 등 수도권 소재 주요 대학병원들이 이어졌다.
27위는 강동경희대병원(78.20%)다. 45개 상급종합병원을 제치고 상위 30개 병원에 들면서 선전했다.
이어 계명대동산병원(78.20%), 해운대백병원(78.15%), 순천향서울병원(77.87%) 등이 30위권에 들었다. 해운대백병원과 순천향서울병원은 2차병원들 가운데서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점수가 높았다.
보라매병원‧건보공단일산병원, 공공의료기관 중 분투
31~40위권에도 수도권과 지방 거점 주요 대학병원들이 등장했다.
먼저 국립대병원인 경북대병원(77.83%)과, 인천 지역 주요병원인 길병원(77.79%)가 각각 31위와 32위로 조사됐으며, 서울대병원이 운영 중인 보라매병원(77.63%)가 33위에 올랐다. 국립대병원을 제외하고 국가가 설립한 병원 중에선 가장 높은 순위였다.
계속해서 순천향천안병원(77.62%), 칠곡경북대병원(77.43%), 고려대구로병원(77.43%), 울산대병원(77.43%), 양산부산대병원(77.41%), 전북대병원(77.35%), 화순전남대병원(77.08%) 등이 근소한 차이로 40위권 의료기관이 됐다.
41~50위권을 살펴보면, 먼저 건보공단일산병원(76.85%)이 상급종합병원들을 제치고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어 일산백병원(76.54%), 한양대구리병원(76.49%) 등 주요 대학병원의 동생 격인 2차병원이 등장했다. 특히 한양대구리병원은 본원인 한양대병원보다도 순위가 높았다.
계속해서 ▲충북대병원(76.48%) ▲부산백병원(76.48%) ▲경상대병원(76.27%) ▲강남성심병원(76.24%) ▲단국대병원(76.23%) ▲가톨릭관동국제성모병원(76.19%) 등이 상위 50개 국내 의료기관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