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과학자 양성을 선포한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이 의료계 우려에도 불구하고 각자 의대·병원들과 파트너십을 공식화,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미 포항지역 6개 병원과 의사과학자 양성 협약을 맺은 포스텍이 최근 융합대학원 의과학전공 신입생 1차 모집을 마친 데 이어, 카이스트와 유니스트도 잇따라 청사진을 공개했다.
카이스트는 미국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이하 매스종합병원)과 '한국형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로 했다.
지난 4월 28일, 카이스트는 매스종합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기관 관계자 뿐 아니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이인실 특허청장 등이 참석했다.
매스종합병원은 하버드 의대 최초이자 최대 규모 교육병원으로, 세계 최대 병원 기반 연구 프로그램인 매스 종합연구원을 운영해 매년 10억달러 이상의 연구예산을 집행한다. 또 13명 이상 노벨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카이스트는 현재 운영 중인 의과학대학원을 오는 2026년 의사면허 취득이 가능한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형태로 전환할 계획인데, 매스종합병원과 협업해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카이스트 측은 "한국형 융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향후 의전원 설립 시 인공지능(AI) 등 과학과 공학 분야를 한층 강화해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카이스트는 모더나와도 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의과학 분야 및 바이오 의료사업을 이끌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협업한다는 복안이다.
유니스트-울산의대-서울아산병원 협력 의과학대학원 9월 개원
오는 9월 의과학대학원 개원을 앞둔 유니스트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니스트는 지난해 7월 울산대와 학술교류 협정을 맺고 의사과학자 양성을 천명했다.
이용훈 유니스트 총장은 최근 '2023 유니스트 과학&ICT 콘서트' 행사에서 "연구중심대학이 20년이 지나면 봉착하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뛰어넘겠다"며 첨단 연구분야 육성을 강조했다.
인공지능대학원,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탄소중립대학원에 이어 중점분야 대학원으로서 개원하는 유니스트 의과학대학원은 울산의대·서울아산병원과의 협력으로 진행된다.
유니스트 구상에 따르면 해당 의과학대학원에서는 울산의대 예과생 40여명이 매년 2학기에 유니스트 학생과 함께 수업을 듣고 연구한다. 서울아산병원은 협력 병원으로서 바이오메디컬 분야 연구 인프라를 제공하기로 했다.
카이스트, 포스텍과의 차별점은 국내 최초로 의예과부터 의사과학자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한다는 것과 의대와 공동으로 운영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용훈 유니스트 총장은 "기존 의사과학자와는 상이한 공학 기반 의사과학자 양성이 협정의 목적이다"며 "공학을 아는 의사, 의학을 아는 공학자가 바이오 및 게놈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잇단 방문 격려를 받았던 포스텍은 오는 2028년까지 연구중심의대를 설립하고, 900병상 규모의 스마트병원을 세울 계획이다.
최근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헬스를 점찍은 포항시는 포스텍의 연구중심 '의대'가 실현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