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오너 3세, 경영 참여 본격화
일동·보령·동아·녹십자·유유제약 등 대표 취임···업계, 기대·우려 교차
2017.04.06 17:53 댓글쓰기

제약사 오너 3세들의 경영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업계를 주도한 1~2세대 오너에서 젊은 리더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이들은 새로운 조직이나 사업을 맡으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주로 미국 등에서 MBA를 공부한 실용주의적 이들로 전통적인 경영 스타일에서 벗어나 변화를 주도한다는 평(評)이다.


이는 국내 주요 제약사마다 단행한 연말연시 정기인사에서 본격화 됐다. 젊은 후계자들이 등장하면서 업계 전반에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들 3세 경영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그간 경영수업을 충실히 받아왔기 때문에 무난한 업무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3세들이 과연 절박한 심정으로 회사를 잘 이끌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제약계 한 인사는 “오너 2세가 1세 창업 후 사업적 어려움을 함께 겪었다면, 3세는 해외시장 진출 흐름 속에서 선진경영에 대한 학습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해외시장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갖고 부족한 경험은 인를 영입해 보완해가며 성장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이사 사장
  사업구조 개편으로 경영권 다져가는 '일동제약'

일동제약은 지난해 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했다. 지주사 전환과 함께 윤웅섭 사장이 일동제약 단독대표로 취임하며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지주사 전환으로 일동제약은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으로 분리 및 재편됐다.


고(故) 윤용구 회장의 손자이자 윤원영 회장의 장남인 윤웅섭 사장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주립대 회계학 석사를 졸업해 KPMG인터내셔널 등에서 회계사로 근무했다.


이후 2005년 일동제약에 입사해 PI팀장, 기획조정실장 등의 자리를 거쳐 지난 2013년부터 대표이사를 역임해왔다.


두 번의 시도 끝에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게 된 일동제약은 투명한 기업 지배 구조 형성과 안정적인 경영권 강화를 꾀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2015년 2대주주였던 녹십자와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본격적인 ‘윤웅섭 체제’를 가동한 일동제약은 지주사 전환과 함께 ‘사업 다각화’로 경영권의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기존 아로나민과 비오비타를 넘어서는 ‘토털 헬스테어 그룹’으로 우뚝 설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의약품 사업 쪽에 주력을 다하는 한편 프로바이오틱스 개발, 헬스케어 음료 개발 등 사업 다각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창업주 3세 경영 승계 본격화 ‘보령제약’


보령제약도 최근 3세 경영인이 전면에 나서는 인사를 단행하며 창업주 3세의 경영 승계 작업을 본격화했다.


보령제약그룹은 지난 1월 지주회사 보령홀딩스 출범과 함께 김정균 전략기획실 이사를 보령홀딩스 상무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보령제약은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을 바탕으로 보령홀딩스를 설립하기로 의결했다. 보령제약그룹은 이미 (주)보령이 최대 지분을 확보하며 지주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지주회사 전환이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균 상무는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외손자로 지난 2013년 보령제약 이사대우로 입사한 뒤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했다.


2014년 이사로 승진한 지 3년 만에 상무로 초고속 승진한 김 상무를 두고 업계에서는 3세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령제약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중남미와 러시아, 중국 등지에 수출하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향후 보령제약은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주요 과제로 선정해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동아쏘시오 강정석 회장
안정적 경영권 기반 다지는 ‘동아쏘시오홀딩스’


올해 창립 85주년을 맞는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회장의 4남인 강동아쏘시오홀딩스 강정석 회장의 오너 3세 경영도 본격화된다.
 

강정석 부회장은 지난 1월 회장으로 승진했고 35년 여간 그룹을 이끌어 온 강신호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부회장에 오른 지 1년 2개월 만에 강정석 회장의 승진이 이뤄지면서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창업주 고(故) 강중희 회장의 손자이자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의 넷째 아들로 중앙대 철학과와 성균관대 약학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치고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했다.


입사 후 강 부회장은 경영관리 팀장과 메디컬사업 본부장 등 거치며 2013년 사장으로 취임했다.

강정석 회장은 제약업에만 매달려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바이오의약품 및 신약 개발, 의료 서비스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신약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와 해외 시장 진출이 강정석 회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경영 과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DMB를 자회사로 보유한 상태로 일본 제약사 메이지세이카 파마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신규 사업 부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으로서 초석을 다지고 있다.




1조클럽 수성 녹십자 허은철 사장 ‘합격점’


지난해 녹십자는 1조1979억원의 매출로 2015년보다 14.3% 증가, 2년 연속 1조 클럽에 들었다. 창업주 고(故) 허채경 회장(한일시멘트 창업주)의 손자인 허은철(44) 사장이 단독 경영에 뛰어든 후 1년 만의 성과다.
 

허 사장은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고(故) 허영섭 회장의 차남이다. 서울대에서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생물화학공학 석사를 받았다. 1998년 녹십자 경영기획실에 입사해 1년간 근무했고 이후 미국 코넬대 대학원에 입학해 2004년 식품공학 박사학위를 획득했다.

녹십자 허은철 사장


이후 녹십자 부설 목암생명공학연구소 기획관리실장을 맡았으며 2006년 연구개발(R&D)기획실 전무,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친 뒤 2015년 1월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지난해 조순태 대표가 사임하면서 단독대표로서 행보를 시작했다.


허 사장이 특히 공들이는 분야는 R&D와 미국 등 해외진출이다. 지난해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4.4% 감소한 785억원을 기록한 이유는 연구개발비용을 전년 대비 14.3%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연구개발비용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릴 계획이다. 녹십자를 대표하는 백신과 혈액제제 연구에 대해 과감히 투자하는 것은 물론, 면역항암제, 유전자재조합 B형간염 항체 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다.


허 사장은 주력 사업 부문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데뷔전을 가진 4가 독감 백신은 시장에 무난히 안착하며 단숨에 주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유유제약 유원상 부사장
유원상 부사장이 이끄는 유유제약 “신약 개발 집중”


유유제약 창업주는 유한양행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회장의 셋째 동생인 고 유특한 회장이다. 75년 전통을 지닌 유유제약은 ‘비타엠’, ‘유판씨’ 등 비타민 전문 제조회사로 발돋움했다.
 

고 유특한 회장의 장손이자 현 유유제약 유승필 회장의 장남인 유원상 부사장은 지난 2014년 유유제약 영업·마케팅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또 지난해 유유제약의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유유헬스케어’ 대표에 오르면서 경영 능력에 대한 검증을 본격적으로 받고 있다.

 


유 부사장은 2008년 유유제약에 입사하기 전까지 자신의 전공을 살려 경력을 쌓았다.  2004년 1월 노바티스 뉴욕에 입사한 이후 싱가포르에서 약 5년간 근무하며 제약영업을 직접 경험한 유 부사장은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유유제약 상무로 입사했다.


유 부사장은 의약품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충분치 못한 동남아지역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0년까지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5개국을 수출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4년 8월 말레이시아에 지사를 설립했고, 지난해 10월에는 베트남에 대표사무소를 개설했다.


지금까지 일반의약품에 집중했던 이전의 유유제약과는 달리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제약사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선 마진이 낮은 일반의약품과 달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 잠재력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찾아 개발한 뒤 대형 제약사에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임상시험 1상을 진행 중이다.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올해 안에 부산백병원과 임상시험 1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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