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불구 국내 대형제약사 3분기 매출 '양호'
유한·녹십자·한미 영업익 급증-종근당 '1조클럽' 예약-대웅 당기순익 급락
2019.11.04 11:0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라니티딘 사태 등 연이은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 국내 대형 제약사 5곳은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유한양행과 GC녹십자, 한미약품 등은 이미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으며, 올해는 종근당이 신규 멤버로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상위 제약사 5곳이 3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그 결과 매출액이 가장 높은 곳은 유한양행,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우수한 곳은 GC녹십자로 나타났다.



우선 3분기 유한양행의 경우 매출액은 3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올랐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1.9% 증가한 10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93.7% 상승한 73억원으로 집계됐다.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의 약가 인하에 따른 30% 이상의 매출 감소와 수익성 낮은 도입 품목의 판권 반환 등의 부침이 있었지만, 3분기 누적 매출액이 1조776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은 세자릿수, 당기순이익은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기저효과와 신약 기술수출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3분기 연구개발비 증가와 상여금, 휴가비 등 비용 지출이 증가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신약 기술수출로 인한 계약금 76억원이 수익에 반영된 것도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유한양행은 작년 말 얀센과 1조4000억원 규모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신약 후보물질을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베링거인겔하임에 각각 1조원 규모로 수출하며 대형 호재를 맞았다.

한동안 약세를 보였던 GC녹십자 역시 회복세를 보였다.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9% 증가한 369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6% 올랐다.

당기순이익은 224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7% 늘었다.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도 동시에 이뤄진 셈이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161억원으로, GC녹십자는 이미 1조 클럽에 안착했다. 

외형 성장은 최대 사업부인 혈액제제 매출이 794억원 전년 대비 5.3% 증가했으며, 백신제제 매출도 28.2% 상승한 945억원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독감 백신도 527억원으로 10% 이상 증가했으며 자궁경부암백신 ‘가다실’의 매출도 198억원으로 호조세를 보였다.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이유는 마진이 높은 독감백신과 헌터라제 등이 내수시장과 수출 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낸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657억원, 2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9%, 16.0% 성장했다. 단, 당기순이익은 89억원으로 33.9% 하락했다. 
 
주력 품목인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은 전년 대비 43.1%, 고혈압 복합제 ‘아모잘탄플러스’는 74% 성장하며 내수 매출액은 1654억원으로 양호했다.

기술료 수입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영업이익이 높은 까닭은 자체 개발 의약품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통상 국내 제약사 매출에서 도입 품목 비중이 45~75% 수준인데 비해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품목 매출 비중이 90%를 웃돈다. 실제 지난해 한미약품 전체 매출 중 자체 개발 의약품 비중이 93.3% 정도로 나타났다.

도입 상품은 마진이 낮아 높은 매출을 올림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향상에 큰 도움이 안 된다. 그러나 한미약품의 경우 자체 개발 품목이 높아 여기서 나온 이익을 R&D에 재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종근당은 3분기 누적 매출액이 780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 '1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뒀다. 개별 매출을 보면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9.4% 오른 28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매출 증가는 도입 품목과 자체 품목의 고른 성장에서 기인했다. 주요 품목인 '종근당글리아티린' 163억원,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 83억원, 이상지질혈증치료제 '아토젯' 143억원 등으로 매출 호조세를 보였다.

신제품 가운데 올해 3월부터 CJ헬스케어로부터 도입한 케이캡 역시 12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약진했다. 자체개발 당뇨신약 '듀비에'는 142억원, 듀비에 복합제 '듀비메트'는 10억원으로 총 150억원 이상 처방고를 올렸다.

반면, 영업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 감소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4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4% 올랐다.

R&D 비용 증가, 신규 채용 및 임금 협상 타결로 급여 인상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사태 등 돌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덩치는 꾸준히 키워나갔지만 수익성은 하락했다.

올 3분기 대웅제약의 매출액은 2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상승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65.2% 하락한 28억원, 당기순이익은 3억원에 머물렀다.

이는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나보타 소송비용 104억원, 라니티딘 식약처 잠정판매 중지 조치에 따른 알비스 회수에만 150억원 이상의 비용을 투입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웅제약 측은 "비록 나보타 소송비용 및 라니티딘 식약처 잠정판매 중지 조치에 따른 알비스 회수 비용 반영 등 비경상적 비용이 발생해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이런 요인을 제외하면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의 영업이익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의 고른 성장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수출 등이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
 

ETC 부문은 전년 동기보다 4.9% 늘어난 1749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릭시아나', '크레스토', '포시가' 등의 주요 도입품목과 '우루사', '다이아벡스' 등 기존 주력 제품 실적 향상이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나보타는 미국 시장 매출이 본격화 되면서 전년 동기대비 247% 성장한 82억 5000만원을 달성했다. OTC의 경우 우루사와 임팩타민 선전으로 전년 동기 21.7% 증가한 281억원을 기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라니티딘에 발암 추정물질 검출과 신약 개발 실패 등 각종 악재들이 이어졌지만, 상위제약사들은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안정적인 내수 실적과 함께 해외 기술 수출 등이 뒷받침되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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