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메디톡스가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휴젤을 제소하면서 대웅제약에 이어 ‘보톡스 전쟁’ 2차전을 시작한 가운데, 두 회사가 구사하는 사업전략이 다른 양상을 띠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휴젤의 경우 기존 제제 해외진출에 주력하는 반면 메디톡스는 임상연구 및 신사업 진입 등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서는 모습이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휴젤 전략은 해외 진출 가속화다. 올해만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루마니아 등 잇따라 유럽 국가들의 허가를 받아내면서 현지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젤은 지난 1월 26일 유럽의약품안전관리기구연합체(HMA)의 품목허가 승인 권고를 받아낸 뒤 2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에 이어, 3월 영국과 루마니아, 아일랜드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달에는 11일 이탈리아에 이어 20일 독일 허가까지 받아내면서 유럽 주요 3개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진출국인 중국에서는 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휴젤은 이달 15일 히알루론산필러 ‘더채움’에 대한 중국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지난 2020년 한국 보툴리눔톡신 기업 최초로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필러 제품을 허가받으면서 중국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에서 입지 확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메디톡스의 경우 최근 임상 연구 발표를 비롯해 코어톡스 생산확대, 건강기능식품 사업 진출 등 다양한 신규 활로 모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중 가장 주목할 점은 건강기능식품 사업 진출이다. 지난 11일 메디톡스는 건기식사업부 신설 및 이헌식 이사 영입을 선언했다. 이헌식 이사는 LG생활건강기술원 출신 건강기능식품 개발 전문가로, 향후 메디톡스의 건기식 사업 진입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또한 메디톡스는 지난 5일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 ‘MBA-P01’ 임상 3상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메디톡스 측에 따르면 오는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MBA-P01 품목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기존 제제였던 코어톡스 생산 확장에도 나선다.
기존 주력 상품이었던 ‘메디톡신’ 원톱 전략에서 투톱 전략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코어톡스는 비독소 단백질 제거를 통해 내성 발현 가능성을 낮춘 제제로 그동안 오창 1공장에서만 생산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3공장 제조소를 추가한 뒤, 20일부터 대량생산 체제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집중 전략이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자칫 약점을 만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는 있다. 공통적으로 ITC 소송 리스크를 안고 있는 데다, 휴젤은 최근 연구 개발 성과가 아쉽다는 평가가, 메디톡스의 경우 해외 진출 및 매출 안정화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휴젤 관계자는 “현재 신규 제형 및 제제 연구가 내부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그중 마이크로니들패치를 활용한 보툴리눔 톡신 주입이 가장 가시화된 신규 전략연구다. 연구 역량에 대한 우려는 향후 발표하는 내용들을 보면 기우(欺憂)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코어톡스 생산 확대를 결정한 이유가 매출 안정화를 위한 것”이라며 “최근 시장에서 보툴리눔톡신 내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에 따라 매출 안정화를 위해 코어톡스 생산 확대에 돌입했다. 해외 진출 또한 애브비와의 계약은 파기됐지만, 미국에서 진행하던 임상을 바탕으로 본사에서 직접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