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수출 줄었는데 실적 급등 이유는
14개월째 하락 속 유한·종근당·대웅·한미 증가…중소제약사 부진
2023.10.30 12:36 댓글쓰기





대한민국이 6~8월까지 세 달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경기 침체 기조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14개월) 적자가 이어졌다. 이를 최근 끊어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흑자는 수출이 줄어든 상태에서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불황형 흑자로, 경기침체는 여전하다. 


특히 바이오·헬스 산업은 수출이 크게 쪼그라들면서 찬바람이 불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방문규)가 지난 9월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실적 분석 및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은 지난해 7월 이후 14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한국 바이오·헬스 분야 수출액은 9억 2300만달러(한화 약 1조 2197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1%’ 줄어 들었다. 수출 비중도 2% 수준이었지만 올해 처음 1.8%까지내려갔다.


올해 바이오 수출액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월 33.6% ▲2월 32.4% ▲3월 35.1% ▲4월 18.3% ▲5월 27.3% ▲6월 6.2% ▲7월 17.6% 감소했다.


5대 유망 수출품인 의약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월 44.3% ▲2월 46% ▲3월 44.9% ▲4월 24.3% ▲5월 37.6% ▲6월 10.6% ▲7월 7.2% 하락했다.


바이오헬스 수출액이 매달 1조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올해 연간 수출액은 반토막 날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지난해 20조 4200억원을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백신, 진단키트 등의 기저효과가 약해지면서 수출 감소 폭이 축소되고는 있으나, 8월에는 주요 수출 시장인 북미· 일본 등 수출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기업 간 경쟁 심화로 인한 의약품 수출단가 하락세 등으로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성과 지속


아이러니한 측면은 제약바이오 산업 수출이 크게 하락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상위 제약사들 성적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상위 제약바이오업체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제외하더라도 매출 규모 순위 10개 제약사 중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실적이 감소한 곳은 LG화학, 녹십자 정도다. 


그 마저도 해당 기업들이 연구개발비 등을 포함한 판관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다소 주춤했을 뿐 제품 매출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크게 늘어난 곳도 있었다.


국내 1위 유한양행은 상반기 매출만 9000억원 이상 기록해 1조원에 근접했다. 전문의약품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마비브’ 70%, 당뇨치료제 ‘자디앙’ 31.9% 등이 전분기 대비 큰 수익을 기록했다.


해외사업도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어났고, 처방의약품(전문의약품) 3.9% 성장했다. 특히 하반기 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1차 치료제 급여화 가능성, 글로벌 병용 임상 성과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종근당의 경우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주’가 전년 동기 대비 8.9%,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이 13.6% 등 기존 품목 성장세가 지속되며 매출을 견인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751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0%, 영업이익은 무려 40% 증가했다. 수출은 340억원으로 총 매출에 비해 성장이 미미하긴 했지만 전년 대비 1.1% 늘었다.


이 외에도 대웅제약, 한미약품, 보령 등 상위 주요 제약사들은 국내 의약품 수출 시장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해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중소 제약사들은 해외수출과 국내매출 성적이 들쭉날쭉하다. 특히 국내 매출과 영업적자를 기록한 회사들은 수출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상반기 기준 경동제약, 화일약품, 삼천당제약 등은 경기침체 기조에 따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30% 이상 줄어든 곳으로는 일양약품, 동국제약 등이 있다.


당장 국내 상위 제약사의 경우 실적이 크게 오르고 있지만, 중소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경기침체, 수출 산업 부진 등 경기 하강 국면에 따른 경기 악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셈이다.


업계는 제약사들이 당초 내수 중심인 회사라는 점과 수출을 위한 노력보다 국내 영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구조조정 등 판관비를 줄인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위주로 내수 중심이기 때문에 수출에 의존적이지 않다”며 “백신, 진단키트 등이 성과가 있어 코로나 시기 수출이 늘었던 것이기 때문에 엔데믹 이후 수출 상황이 안 좋아 보이는 것”이라고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위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경우 영업력을 국내에 집중하면 수익성은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것이고, 반대로 중소 제약사는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이어 “물론 영업력과 노하우가 있었던 중소 제약사들은 크게 피해를 보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출 산업 하락을 제약바이오 시장 전체에 큰 성과, 혹은 큰 폭락으로 연결짓기 어려운 이유”라고 진단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