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로 5년의 시간을 함께 샀다고 생각합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IDT 바이로지카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Klocke) 그룹과 CMO(위탁생산) 및 CDMO(위탁개발생산) 전문회사 IDT 바이오로지카(Biologika)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1921년 설립돼 독일과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대형 바이오 기업이다. 미국, 유럽뿐 아니라 10개 이상 핵심 의약품 규제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트랙 레코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정∙분석법 개발과 함께 임상부터 상업 단계까지 백신∙바이오 전 영역의 원액 및 완제를 생산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에 설립된 100% 자회사를 통해 클로케 그룹이 보유한 IDT 바이오로지카 구주 일부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약 7500만 유로(약 1120억 원)의 신주를 포함, 회사 지분 60%를 약 3390억 원에 취득하기로 했으며 완료되면 IDT 바이오로지카 최대주주가 된다.
클로케 그룹 또한 IDT 바이오로지카 지분 40%를 유지하는 동시에 약 760억 원을 투자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9%를 신규 확보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약 2630억 원의 현금으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안 사장은 "IDT 바이오로지카의 기존 최대주주는 클로케홀딩스인데 여기서 40% 지분을 유지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엑시트가 아닌 SK와 함께 이 회사를 키우겠다는 걸 지분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전략적인 장기 파트너십을 위해 SK바사 지분을 인수하고 싶다고 해서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이번 인수 의미에 대해 "안동L하우스가 Full CAPA라 증설을 해야 하는데 백신 증설은 상당히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이번 인수를 통해 5년의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항암 바이러스·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바이오 영역 진출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와 IDT 바이오로지카의 핵심 역량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파트너십 네트워크의 비약적 확장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항암 바이러스와 CGT(세포유전차치료제)를 포함한 백신 외 바이오 의약품으로의 사업 확장이 가능해짐에 따라 신규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다만, 앞서 SK팜테코가 이미 CGT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그룹 내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SK팜테코는 지난 2021년 프랑스 CGT 기업 이포스케시, 2022년 미국 CGT CDMO 기업 CBM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안 사장은 "지역별 및 고객별, 기술적으로 SK팜테코의 CGT CDMO 사업과 겹치지 않게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이제 IDT바이오로지카 인수가 확정된 만큼 계열사 간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인수로 재무적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매출인 3700억 원에 IDT 바이오로지카 매출 4000억 원을 더해 즉시 7000억 원대를 창출할 수 있게 됐으며, 매출은 2030년까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 사장은 "IDT 바이오로지카는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던 2022년 3억1200만 유로(약 4660억 원)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팬데믹의 일회성 요인이 제거된 지난해에도 약 2억7500만 유로(약 4100억 원)의 매출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매출 실적에서 코로나 백신 외 제품군이 차지한 비중 또한 95%로 높다"며 "기존 C(D)MO 계약들이 유지되고 있고 다양한 영역에서 신규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향후 매출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안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1년 상장하며 상당한 투자자금이 유입됐는데 왜 가시적인 성과가 없느냐는 걱정을 많이 받았다"며 "저는 오랜기간 끝에 참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검토가 있었고 성사 직전까지 간 것도 있었다. 그런데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번 계약에 대해 평가하자면 오래 기다리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문수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