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독자경영…"임종훈 협의" vs "반대 경고"
이달 28일 방안 발표 후 공개 충돌…대표이사 박재현 사장→전무 강등 조치
2024.08.30 05:09 댓글쓰기



한미약품이 독자경영을 선언하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박재현 한미약품 사장(대표이사) 직위를 전무로 강등시켰다.


한미약품 측은 "절차 없이 강행된 대표권 남용"이라며 "임종훈 대표와 협의한 내용"이라고 반발했으나, 임종훈 대표는 "박재현 대표의 한미약품 독립 시도에 반대한다고 경고했다"는 입장을 밝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임종훈 대표 "한미약품 독립 반대, 이사회 논의 없이 독단적 진행"


29일 임종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대표이사의 독립 시도에 대해 반대한다고 충분히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인사프로세스를 따르지 않은 한미약품 대표이사의 인사는 무효다"며 "한미 모든 그룹사는 인사 발령 시 인사팀을 경유하고 지주사 대표이사와 협의 후 진행돼왔다. 이를 부정할 경우 지주사 설립 후 지금까지의 모든 인사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중대사항을 지주사의 동의는 물론 이사회 논의조차 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진행한 것은 중대한 절차상 흠결이다"라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인사는 회사를 원만히 경영하기 위해서 행하는 매우 중요한 업무다. 특히 임원 인사는 조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더욱 신중히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갈등상황을 이용해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려는 외부세력의 천거로 입사해 이사로 1년, 상무로 8개월 밖에 근무하지 않은 사람, 그리고 이사로 1년, 상무로 4개월 근무하다 퇴사한 사람을 전무로 발령하는 것은 업무성과가 아닌 줄세우기 차원의 인사권 남용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임 대표는 임 한미 그룹사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발송한 메시지를 통해 "지난 몇 년 전부터 외부세력이 한미약품그룹 고유 문화와 DNA를 갉아먹는 사람들을 요직에 배치하고 이들을 통해 회사를 쥐고 흔들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제가 지주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자기들만의 모임을 갖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해왔다"며 "3자연합 형성, 임시주총 요구, 내용증명을 통한 투자유치 방해 등 한미의 보장된 미래를 무력화시키려는 도발적 행위를 계속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분리 경영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어제 저의 승인 없이 한미약품 대표이사 주관으로 관련 내부통지가 나갔다. 저는 곧바로 회사와 여러분을 지키고 외부세력을 퇴출시키기 위해 첫번째 인사를 단행했다"며 "필요에 따라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한미와 임직원, 그리고 일부 대주주가 아닌 모든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 "임종훈 대표와 분리경영 사전 협의, 박재현 대표 강등 조치는 대표권 남용"


한미약품 측은 분리경영에 대해 임 대표와 직접 한 차례 협의했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은 "일부 언론 보도처럼 박재현 대표가 약품 내 신설 조직을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라 사내 공지 전(前)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임종훈 대표와 직접 한 차례 협의하고, 이후 임종훈 대표 측 인사에게도 이를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임종훈 대표는 최근 소액주주들과의 면담에서도 확인됐듯이 주주들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면서 "지분 절반 가량을 보유한 대주주 연합이 주장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목소리는 왜 듣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한미약품 측은 박재현 대표의 강등 인사 조치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회사 측은 "박재현 대표의 전무 강등 조치는 아무런 실효성이 없으며, 오히려 원칙과 절차 없이 강행된 대표권 남용 사례"라며 "지주사 대표의 인사발령은 모두 무효이며 대표 권한 및 직책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인사 및 법무 등 업무는 지주회사가 이를 대행하며 계열사로부터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받아 왔으며, 계열사 대표가 이를 독립화시켜 별도 조직을 만드는 행위는 법적인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경영 방침을 지주회사 대표에 대한 '항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며, 전문경영인 체제의 독립성 강화가 왜 강등 사유가 되는지 여부조차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이사 거취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당초 계획한대로 지주회사와 차별화하는 독립 경영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 측은 "독립된 계열회사가 높은 성과를 창출해야만 지주회사도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다.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독자경영 체제에 대한 진지한 성원을 해주시길 주주들께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 측 인사 5명과 3자 연합 측 인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3자 연합은 10월 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1명을 추가 선임하겠다는 계획이다. 과반의 지지가 있어야 이사 선임이 가능한데, 3자 연합 지분율은 48.19%이며 우호 지분까지 더할 경우 절반 이상이 된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