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의료 분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현행 병원 홍보 및 의료진 교육 수준에서 나아가 진료·원격 협진까지 다양한 영역에 메타버스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22일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2022 대한응급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김준환 서울아산병원 통합내과 교수(시뮬레이션센터 디지털헬스 담당)는 ‘메타버스 의료와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의료 분야 메타버스는 현재 홍보 및 교육이 가능한 수준까지 진화됐다.
경희의료원 가상컨벤션센터는 VR 역사전시관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중앙대광명병원도 가상병원을 구축해 환자들에게 상담 등을 제공한다.
의료진 및 의대생 교육에도 메타버스가 활용된다. 김 교수는 “실제 환자로 연습하는 데 한계가 있어 백내장 수술 등을 연습해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의료진을 교육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신규 간호사 심폐소생술 등의 훈련을 VR로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환자를 만날 수 없었기에 가상 환자를 만들어 교육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숙련된 의료진이 없다 보니 산소기를 접해본 사람도 없고 방호복을 입고 벗는 것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러한 수요를 메타버스를 활용해서 해결해봤다”고 말했다.
의대에서는 주로 해부학 실습에서 메타버스가 활용된다. 지난해 서울의대에서도 해부학 수업에 메타버스 교육이 진행됐으며, 김 교수에 따르면 경희의대에서도 하이브리드 해부학 강의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도 “해부학 교육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교육의 (한계이자) 빈틈을 채워주는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학회·연구 영역에서도 점차 활성화될 전망이다. 장비를 쓰면 360도로 볼 수 있어 다른 외과의들이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고, 몰입도가 높다는 후기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현재 환자 교육, 호스피스 교육도 가능한 플랫폼들도 개발되고 있다.
진료·원격 협진까지도 메타버스 활용해서 업그레이드 전망
그는 "현재 장비 및 기술이 보완된다면 메타버스 활용이 보다 더 다양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교육 수준보다 더 나아가 진료에도 접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진료 행위와 밀접한 메타버스 기술도 나오기 시작했다. 일례로 메디컬아이피는 최초로 수술 내비게이션용 증강현실(AR) 플랫폼을 탑재한 ‘메딥프로’에 대한 식약처 인증을 획득했다.
김 교수는 “뇌수술 AR 내비게이션 수술가이드 기술의 경우, 신경외과 의료진들은 네비거이터를 많이 쓰다보니 거부감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 교수는 “의료진이 부족한 나라에서 비대면 진료(원격 협진) 등도 가능해진다”며 “원격으로 수술 협진을 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을 시도하는 업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빅5 병원의 경우 메타버스를 통해 분원 간 연결점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환자 유치에도 활용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서울아산병원과 2027년 개원하는 서울아산병원청라, 신촌·용인·송도 세브란스병원 등이 그 예”라며 “공간 제약이 없으니 명의가 이쪽 병원에 있다면 함께 원격으로 협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 체험한 의료진들 후기가 분분한 만큼 연구 및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때문에 한 데 모일 수 없으니 메타버스로 다학제 진료를 본 적이 있는데, 너무 느려서 차라리 가서 말하는게 낫다는 후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정교한 테크닉은 어려운 것 같다. 장비를 쓰고 술기 시 엉뚱한 데를 만지고 있기도 했었다”며 “결국은 장비의 문제로, 주어진 하드웨어를 최대한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튜닝이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