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환경이 갈수록 악화될수록 진료과 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들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진료과 명칭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산부인과가 여성 건강 전반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여성(건강)의학과를 염두해 두고 있는 반면 가정의학과도 최근 명칭 개명에 손을 댄 상태다.
산부인과의 경우 학회 내부적으로 진료과명 변경을 위한 논의를 해온 끝에 ‘여성(건강)의학과’로 명칭을 바꾸는 안건을 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산부인과’에 대한 정통성 등을 이유로 반발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많은 의사들이 변화를 위한 물꼬에 동의한 결과다.
학회 관계자는 “내부 반대는 이젠 옛말”이라면서 “워낙에 산부인과 상황이 안 좋다 보니 이제는 경쟁력을 찾기 위해 무엇이라도 바꿔보자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명칭 개명 추진도 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의학과 역시 명칭 개명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수렴 작업에 돌입했다. 국민 이해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보다 확보하기 위해서 명칭을 바꾸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들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정의학회는 최근 진행된 추계학술대회를 통해 개명 찬성 여부와 찬성 시 적절한 명칭에 대한 설문조사를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가정의학회 측은 “그동안 가정의학과의 국민적 이해도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명칭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면서 “설문조사를 실시해 학회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새 명칭안으로는 △가정(가족)건강의학과 △가족건강증진(의학)과 △가족주치의학과 △건강증진가정의학과 △일차진료주치의학과 △종합건강의학과 △통합건강의학과 등이 제시됐다.
특히 진료 환경이 척박해짐에 따라 각 진료과별로 경쟁력 반등을 위한 고민들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도 뒤쳐질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가정의학회 관계자는 “소아과의 경우 소아청소년과로 개명 후 청소년들을, 산부인과에서는 여성의학과로의 추진을 통해 인구의 절반인 여성 모두를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면서 “우리도 바뀌어야 살 수 있다는 얘기들이 많아졌다. 결국 명칭개정을 위한 설문까지 하게 된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처럼 진료과명 개명과 진료분야 다양화, 대국민 홍보 등 전문 학회의 자체 경쟁력 확보와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는 “내시경, 초음파를 할 줄 아는 의사, 또 의료현장에 나가서 진료와 취직을 잘 할 수 있는 과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일차의료가 보다 강화될 수 있는 그 날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