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대한의사협회와 이행추진단 회의를 열어 24일까지 원격모니터링 시범사업 수락 여부에 대해 최후통첩을 보낸 가운데 오늘(21일) 예정된 의료계 긴급 대표자 회의는 반쪽자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전국의사총연합, 대한의원협회, 대한평의사회 등에 이어 전국 시도의사회도 설명회 개최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만 추무진 회장은 이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고수,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갈등 국면이 수면 위로 떠오를 지 추이가 집중된다.
정부는 지난 17일 대한의사협회에 원격진료 시범사업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며 최후통첩을 전달했다. 오는 24일까지 시범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정부 단독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의협은 시범사업에 대한 회원들의 불안과 의심이 많기 때문에 설명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설명회를 요구한 상태지만 내부적으로 오히려 반발을 사고 있다.
복지부의 강공 일변도 상황에서 원격진료 시범사업 설명회는 무의미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같은 갈등 양상은 추무진 회장 취임 이후 수면 아래 잠자고 있는 듯 했지만 노환규 전 회장 당시의의료계 내홍과 같은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진통이 불가피함을 시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6월 4일 비대위는 당시 37대 집행부와의 '단절'을 결의키로 하면서 내부갈등을 예고했다.
비대위는 “지난 5월 30일 현 집행부가 비대위 및 11만 회원들에게 별다른 이해와 설득의 과정없이 비밀리에 복지부와 협상을 진행해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합의하고 발표한 것에 대해 월권 행위 및 원천 무효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당시와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 진료과 의사회 회장은 “추무진 회장이 원격모니터링 설명회를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한다면 짧은 임기에 무엇 하나 이루지도 못할 것”이라면서 “설명회를 통해 복지부에 의료계에 설명했다는 명분을 주겠다는 것인가”라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복지부는 이날 설명회에서 원격모니터링 시범사업의 개요와 내용에 대해 개략적인 설명을 하겠지만 자체의 안전성만을 논함으로써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나머지 협상의제도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과연 정부가 약속을 지키기나 할 것인가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당장 복지부가 못 박은 24일까지 결론 도출을 위해 의협은 23일 상임이사회에서 의료계 내 총의를 모아야 하지만 하루만의 설명회로 이 중대한 사안의 결론을 매듭짓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또 다른 의료계 한 인사는 “원격의료에 대해 노환규 전 회장도 시범사업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문제점을 드러내 복지로 하여금 막자라고 얘기하지 않았나”라면서 “결국 추 회장도 같은 노선을 밟고 있는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설명회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다만, 복지부에 원격모니터링에 대한 정의와 그 범위 등 정확한 자료를 서면으로 요구하기로 했다.
이날 설명회가 개최될 경우, 전의총과 평의사회가 실력 행사를 통해서라도 저지하겠다고 한 만큼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추이가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