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등 이해 당사자들의 사전 불참 선언으로 의미가 퇴색된 ‘의료일원화 토론회’가 오늘(18일) 오후 1시50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대한의학회 이윤성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 사안의 큰 당사자인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가 참석하지 않아 아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의료일원화는 의과(醫科)와 한의과(韓醫科) 투트랙으로 이뤄진 우리나라 현행 의료이원화 체계를 하나로 통합시키는 방안을 말한다.
이는 의료계의 해묵은 담론이었으나 최근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허용 추진 움직임과 함께 재거론 됐고, 의사와 한의사의 반발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윤성 회장은 의사와 한의사 간 갈등 속에서 고려해야할 3가지 기준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의료계에서 갈등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근본 원칙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 전문성, 마지막으로 각 직역의 이해타산이 고려돼야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의료일원화를 위해서는 한의학을 비롯해 중국의 중의, 일본의 한방, 북한의 고려의학, 대만의 한의학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 어떤 사정에 있는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일원화를 위해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며 “매우 어렵고 긴 여정이다. 한 두 번의 합의나 토론회로 해결할 수 없다. 어렵다고 해서 나아가지 않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의 공동 주최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상호 원장은 ‘보건의료환경의 변화’, ‘직역간 갈등해소와 의료통합 문제’를 꼽으며 논의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김 원장은 “이원화 체계는 보건의료를 둘러싼 사회환경에 따라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며 “과학지식과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직역간 엄격한 구분은 희석되고 교류·융합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똥쑥으로부터 말라리아 치료물질을 추출해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중국의 투유유 박사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또 “이원화된 체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직역 간 배타적 면허범위를 둘러싼 갈등과 국민 불신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방 이후 60년이 넘게 서로 독립된 영역을 구축해 왔던 양 직역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는 의과와 한의과 교육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면허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기존 의사 및 한의사 면허자들에게 어떤 권한을 부여할 것인지 등 문제들이 산적하다”고 말했다.
김원장은 “현재 상대 직역에 대해 누적된 불신 해소할 방법 찾아가는게 최우선 과제”라며 “정책토론회가 의과와 한의과의 공생발전방안을 만들어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