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주홍글씨 인식됐던 중소병·의원 '참담'
일부는 휴진 중이고 문 연 곳도 환자 40~80% 감소…'최악의 경우 폐업도 고려'
2015.06.12 20:00 댓글쓰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잠복기인 14일이 지나 ‘메르스 노출 병·의원’ 명단에서는 빠졌지만 ‘주홍글씨’는 여전하다.


메르스 환자 확진 환자가 발생하거나 거처 간 ‘의원·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은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80%의 환자 감소로 고통받고 있으며, 일부 의원은 여전히 휴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아산, 이대목동 등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확진 환자가 다녀갔어도 적절한 대응을 한 경우 ‘메르스 낙인’을 피할 수 있었지만, 의원·종합병원급의 경우에는 예외 없이 주홍글씨 낙인의 여파가 커서 앞으로 이를 극복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메디가 14일이 경과, 지난 11일 이후 ‘메르스 노출 병·의원’ 명단에서 제외된 의원·종합병원급 의료기관[표]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우선, 지난 8일 1번 환자를 진료해 원장이 메르스 확진 환자였던 서울 강동구 365서울열린의원은 여전히 휴업 중이다.


해당 병원장은 메르스 확진 환자 중 두 번째로 퇴원, 진료 준비를 마쳤지만 지난 4일 이후 의원 문을 열 수 없었다.


365열린의원 탓에 고객이 찾지 않을 것을 우려한 주변 상인들이 휴업을 제안, 365열린의원은 지역사회에 협조한다는 차원에서 휴업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365열린의원 관계자는 “휴업할 생각은 없었지만 지역 상인들의 마음을 헤아려 협조하고 있다. 곧 다시 문을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다녀간 지 14일이 지난 이후임에도 명단에 포함돼 억울함을 호소했던 평택푸른의원 역시 휴진 중이다.


평택푸른의원 원장은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메르스 잠복기 14일이 지난 마당에 병원명을 발표했다“며 "정부가 선의의 피해를 본 병원의 이름을 무책임하게 공개해 황당할 따름"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평택푸른의원은 지난 4일 질병관리본부의 통보를 받자마자 병원 문을 닫았고, 오는 15일에나 외래환자 진료를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확진자가 5월 26일 다녀간 것으로 파악된 경기도 평택시 새서울병원은 1~9일까지 진행된 휴업을 끝내고 10일 다시 문을 열었지만 환자 수는 반으로 뚝 떨어졌다.


종합병원 중 유일하게 명단에서 제외됐고, 오는 15일 이후 국민안심병원으로 기능하는 경기도 오산시 오산한국병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산한국병원은 입원 환자가 있어 휴진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입원 환자의 경우 40%, 외래 환자는 70%가 줄었다.


병상가동률 90%를 기록하던 병원의 입원 환자 수는 320~340명에서 200~210명으로 떨어졌고, 1000명에 육박하던 외래 환자 수 역시 현재 300여 명에 불과하다.


한 관계자는 “아사(餓死) 직전이다. 의료기관 전반적으로 환자 수가 줄었지만, 메르스 환자가 거쳐 간 병원으로 언급되니 환자들이 퇴원을 서두르는 등 내원을 꺼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지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좁은 지역 사회이다보니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확진 환자 1명이 발생한 충청남도 아산시 서울의원은 환자가 무려 80%정도 감소했다.


개업한 후 얼마 되지 않은 지방 소재 의원은 말할 것도 없다. 개원 3개월이 지난 보령시 삼육오연합의원 역시 환자가 80% 이상 줄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개원한 후 의원을 홍보하며 이름을 알리던 차에 닥친 메르스 충격파는 싹을 틔우던 의원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


삼육오연합의원 원장은 “4~9일 휴업하고 10일 진료를 시작했다. 생사기로에 있다. 지인이 우리 의원을 목적지로 말하자 택시 기사가 삼육오연합의원 모르면 간첩이라고 했다더라. 계속 이런 추세라면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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