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 단체 행동이 가시화되면서 이들을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대규모 변호인단이 구성됐다.
이는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전제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강행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의사들에게 의사면허 취소까지 언급하며 연일 강경 대응 원칙을 천명한 데 따른 자구책으로 마련됐다.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들의 모임은 15일 "임현택 대표(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요청으로 법무법인 명재의 이재희 변호사가 주축이 된 변호인단이 꾸려졌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2020년 의료계 투쟁 당시 대한의사협회 제40대 집행부에서 법제이사를 역임했고, 당시 업무개시명령 위반으로 고발 조치를 당했던 전공의들을 도운 경험이 있다.
최근 의료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의료계 인사들로부터 자문 요청을 받던 가운데 임현택 회장의 제안으로 변호인단 구성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저는 의사는 아니지만 의협 및 대공협 등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고 그 과정에서 의사들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최근 임 회장이 후배들에게 곧 어려움이 닥칠텐데 도움을 줄만한 좋은 변호사들을 소개해달라며 간곡하고 정중하게 부탁하기에 즉시 돕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곧 주변의 동료 변호사들에게 의료계 상황과 의사들의 처지를 알리고 뜻을 모았다. 14개 로펌에서 25명의 변호사들이 모였다.
변호인단의 이름은 'amicus medicus(가칭)'다. '의사의 친구'라는 이름답게 단체행동 중 정부로부터 소송이나 불이익을 받을 처지에 놓인 의사들에게 법적인 조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재희 변호사는 "2020년 의료계 투쟁 당시 의협 법률자문단이 구성됐으나, 자문단 구성원 각자에게 회원이 연락을 할 방법이 명확하지 않았다"며 "결국 의협의 법제이사들이 당번을 정해 핫라인을 구성해 산발적으로 쏟아지는 자문 수요에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안타까운 제도적 한계를 극복해 끝까지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며 "사전 상담, 자문 이후 변호까지 빈틈없는 보호를 목표로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국 14개 로펌 소속 변호사 25명이 변호인단에 참여하고 있지만, 동참을 원하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어 의협 역사상 가장 큰 변호인단이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현택 대표는 “향후 의료계 투쟁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 의사들에게 구체적으로 amicus medicus의 자문을 요청할 수 있는 방법을 회원 내부망에 공개하고, 필요한 모든 비용을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모금과 후원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