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파업 장기화 의료기업체 자금난
2000.09.24 09:56 댓글쓰기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들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각종 진료재료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부도에 직면하는 등 파장이 심상치 않다.

또 병원들이 급감하는 수입으로 인해 의료장비 등의 계약을 보류하는 사례도 늘어 의료기기 업체들이 판매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원들이 최근 파업에 따른 경영난으로 결제를 늦추자 일부 업체들은 직원들 급여에 비상이 걸리는 등 사태가 급박한 실정이다.

한 진료재료업체 사장은 "6월 이후 매출이 70% 이상 떨어졌고 수금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죽을 맛"이라고 절박한 심정을 호소했다.

이 사장은 "진료재료 업체들의 경우 대다수 영세한 규모로 지금은 IMF때 보다 더 어렵다며 하루속히 사태가 해결돼야 할텐데"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실제 서울시내 주요 대학병원들은 전공의들이 파업에 들어간 7월말부터 진료 및 수술 등이 거의 정상적이지 못해 기본적인 재료외에는 구매 물량이 없는 실정이다.

서울중앙병원은 약품 및 진료재료, 소모품 등의 한달 구매비용이 평균 160억원에 달하지만 7월 이후에는 100억원에 불과 1/3이나 줄었다.

경희의료원도 평균 60억원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40억원에 못미칠 정도로 구매물량이 대폭 감소했다.

서울중앙병원의 한 관계자는 "입원환자 뿐 아니라 수술 등이 예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다보니 소모품 구매가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냐며 이같은 현상은 전국의 모든 병원들이 동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들의 구매 급감과 함께 파업 장기화로 경영난이 악화된 병원들이 대금지급을 연기하는 상황이 근래들어 빈발하자 업체들의 고민 강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재료를 수입하는 업체들의 경우 대금 결제 지연과 공급물량 변화로 외국회사와의 신용에 문제가 생기는 등 파장이 해외까지 미치는 실정이다.

광우메딕스의 임천복 사장은 "올해도 문제지만 내년에는 파업 후유증이 더욱 피부로 다가올 것"이라며 벌써부터 내년 걱정을 하는 등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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